방비엥 야시장엔 왜 다들 똑같은 것만 팔까?

팔리는 걸 판다.

by 탱탱볼에세이

한국에서 볼 수 없던 기념품을 많이 구경할 수 있어서 야시장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라오스 방비엥 야시장은 좀 이상했다. 30개 정도 상점에서 다 비슷한 걸 판다. 옆집 건너 옆집의 물건이 대부분 동일하다.


티셔츠, 동전지갑, 모자, 머플러, 마그넷, 종, 그림, 공책 손에 꼽을 정도로 물건의 종류가 적다. 아무래도 구매자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다 보니, 확실하게 팔릴 것 같은 안전한 품목들만 판매하는 것이다.


결국엔 가격경쟁이라 이익이 얼마나 남을 지 의문이다. 똑같은 물건을 팔면, 결국 구매하는 고객은 발품을 팔아서 저렴한 가격에 흥정해서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라오스 방비엥 야시장은 1km 남짓한 골목길에서 매일 밤 6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된다. 비엔티안, 루앙프라방 다른 지역에 야시장에 비해서는 매우 작은 규모다.


태국 야시장도 비슷한 품목들을 팔긴 했지만, 규모도 크고 개성 있는 품목을 파는 상인들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에 티가 덜 났을지 모른다. 방비엥에서는 작은 읍내니까 다들 그러려니 하는 걸까. 기대가 없어서 아쉬움도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갓난아기를 품에 앉고 나온 젊은 엄마들인 사장님이 많다. 충분히 컬러풀하고, 수공예로 정성 들여 만든 라오스 특산물이다. 눈으로 보기엔 즐거우나, 사고 싶고 갖고 싶은 느낌은 2% 부족하다. 아무래도 배낭여행자라 사기만 하면, 짐이 돼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기념품에도 확실히 사야 할 이유가 필요하다.

1) 라오스 방비엥 온 기념- 라오스, 방비엥, 비어라오가 크게 그려진 티셔츠를 산다.

2) 라오스 수공예의 정성스러운 십자수 그림- 동전지갑, 앞치마, 에코백을 산다.

3) 동남아 특유의 정통 코끼리 패턴 - 코끼리가 그려진 무늬 옷이나 노트를 산다.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산이 병풍처럼 켜켜이 둘러싸인 자연에 벗 삼아 있는 동네인데, 이렇다 할 특색 있는 기념품이 없다는 게 사뭇 아쉽다. 한국인이 고기 구워 먹는 걸 보고, 라오스인이 "신닷 까오리"라는 발전된 음식을 새로 만들어낸 것처럼 기념품에도 창의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누구나 사고 싶은 방비엥만의 기념품이 야시장에 생겨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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