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만 들고 떠나는 해외여행
환율이 시시각각 변한다. 나 같은 장기여행자에겐 큰돈을 직접 소지하고 다니는 것 자체가 큰 짐이다. 화폐 단위가 크고 다양할수록 분실의 위험이 은근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핸드폰에만 돈을 넣어다니면 안되는 걸까.
라오스에서 한 달을 살면서, 기존에 남은 태국 바트를 라오스 낍으로 4만 원씩 바꿔왔다. 처음 왔을 때랑 최근 환전금액을 비교했을 때, 소액이지만 1만 낍(800원) 정도 차이가 났다. 태국 바트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중이었다.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볼 타이밍이다.
처음으로 하나은행 GLN페이를 사용해봤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카드가 필요 없는 것이다. 그저 앱에서 ATM기의 QR코드 스캔만 하면 현금 출금이 바로 가능하다. 출금할 금액을 입력하면 실시간 환율에 따라 계산된다.
앱에서 확인되는 보안번호 6자리를 다시 ATM에 입력하면 바로 돈이 나온다. 오늘 기준 100만 낍을 출금했고, 79,514원이 빠져나갔다. 인터넷과 인출금액 차이를 확인하니 3천 원 정도다. 보통 한국 돈에 0.08을 곱하면 라오스 낍 계산이 쉽다.
굳이 달러로 환전한 후 두껍게 들고 와서 다시 라오스 낍으로 환전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출금은 최소 5만 낍(4,000원)부터 가능하다. 신나서 방비엥 시내 프랜차이즈인 카페 아마존에서 QR결제도 시도해 보았다. 아쉽게도 GLN에서 지원하지 않는 가맹점이 아니란다.
방비엥에서 GLN을 지원하는 가맹점은 딱 3곳. 호텔 2곳, 바 1곳이었다. 비교적으로 지원 가맹점이 많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가서 다시 QR 스캔 결제를 시도 볼 생각이다. GLN페이를 서비스하는 가맹점은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https://m.glnpay.com/glninfoweb/guide-la-001.html
트래블월렛 카드를 한국에 두고 와서 태국살 때 현금 결제해서 불편을 겪었다. 실물카드가 없어도 QR로 스캔해서 결제하면 좋으련만 생각했었다. 이미 GLN페이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군! GLN페이를 이번에 알게 됐는데, 처음 사용까지 마음먹기 어려웠다. 이미 환전한 현금이 있었고, 트래블월렛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택시앱도 마찬가지다. 태국에 5년 전 한 달 살기를 했을 때는 그랩택시가 획기적이었다. 지금은 볼트, 맥심, 인드라이버 등 다양한 대안이 생겼고, 그랩 하나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다.
과거의 편리함에만 머물러있으면 이제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기존방법의 편리함에 취해있던 내게 더 편리한 서비스가 배우는 것을 절대 게으르게 생각하지 말라고 일깨운다.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배우고 직접 해봐야 눈이 뜨인다. 현금 대신 결제 수수료 없이 금액을 지불하는 편리한 방법을 하나 더 알게 되어 즐겁다.
한 가지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선택지를 갖는 것. 현금은 물론 여러 카드를 가지고 다니는데, GLN페이는 실물카드가 아니라서 휴대할 부담이 줄어 희망적이다. 환율과 결제상황에 따라 트래블월렛과 하나 GLN페이를 병행해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GLN페이에 하나은행에서만 지원되는 줄 알았는데, 얼마 전 토스도 GLN페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직 서비스 국가숫자로 보면 하나 GLN페이가 월등하다. 하나 GLN페이는 태국, 베트남, 일본, 홍콩, 라오스, 대만, 싱가포르, 괌 8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토스 GLN페이는 싱가포르, 태국, 대만 3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양사 모두 지원하는 국가가 대만, 싱가포르, 태국 3국이 얼마나 결제시스템이 얼마나 새롭게 발달했을지 궁금해진다. 동남에서는 카드 결제보다 QR 송금 결제가 보편화되어 새로웠다. 현금 없는 사회가 우리 눈 앞에 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