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에 진심인 이 나라
길거리에서 꽃다발을 팔고 있다. 졸업식 시즌도 지났는데? 여긴 화이트데이에 꽃다발을 주나? 알고 보니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라고 한다.
베트남은 이런 기념일에 진심이다. 베트남 남자들은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는 물론이고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 어머니의 날(5월 10일), 베트남 여성의 날(10월 20일)을 챙기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베트남 여성의 날은 베트남 최대 연례행사다.
기념일마다 남자들은 여성들에게 꽃을 선물한다. 특히 여성의 날에는 아들은 어머니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남학생은 여학생에게 꽃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남편이 여성의 날을 그냥 지나치면 1년 동안 괴로울 각오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반드시 챙겨야 하는 기념일이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들도 이 기념일을 이용해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베트남은 일 년에 적어도 3번은 여성을 기리는 날이 공식적으로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렇게까지 여성을 기리는 것이 드물다. 그만큼 베트남에서 여성은 특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랜 전쟁으로 인해, 뒤에 남겨진 생활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았던 여성들의 산업활동이 아직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베트남 남자들은 운전 밖에는 할 줄 모른다 말할 정도다. 사무직 업무에서도 남성보다 여성들이 일 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여성이 결혼하고서도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보통이다. 정부 요직이나 회사 사장도 여성들이 많다고 한다. 임신하고도 당당하게 6개월 출산휴가를 가는 게 당연하고, 어린이 위탁시설이 잘 되어있어 출산 후 다시 회사에 복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다. 또한 가정에서도 경제권을 여성이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작년 세계 여성의 날에 다낭 출신 한 남성이 4억 원 대의 금 꽃다발을 선물해 화제가 됐다. 85만 원짜리 소고기 꽃, 와규 등심, 푸아그라, 캐비아 등 다양하고 고가의 선물로 발전 중이다. 선물 가격은 차치하고서라도 기념일까지 정해 여성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 아낌없이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진심인 이 나라가 낯설고 신기하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가정과 사회생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열심히 사는 여성을 1년에 3번은 무조건 기념일로 정해 공식적으로 존경심을 표한다는 점이다. 기념일이 아니라도 평소에 잘하는 게 제일 베스트겠지만!
ㄴ아들이 어머니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