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사진을 부르는 카페

여기가 모로코인가 멕시코인가

by 탱탱볼에세이

베트남에 젊은이들이 인스타그램 사진 찍으러 가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가봤다. 여기에 카페가 있다고? 싶을 정도로 골목에 파묻혀있다. 카페 이름은 게이트웨이. 입구, 관문, 수단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이름처럼 문을 들어서자마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모로코나 멕시코에 가본 적은 없지만 그런 나라의 분위기랄까. 곳곳에 빈티지풍 소품부터 푸릇푸릇한 식물까지 카페의 갈색 건물이랑 잘 어울렸다.


사진 잘 찍는 사람들의 멋진 결과물을 많이 보고 가서 기대가 컸던 탓일까. 다른 베트남 카페보다는 충분히 개성 있었지만 아쉬웠다. 메인으로 사진 찍는 장소의 페인트가 많이 벗겨져서 허름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 이런 인스타그램 카페는 음료는 맛이 없을 확률 이 높다. 여기도 카페 인테리어에 힘을 쏟은 탓인지 음료 맛은 그냥 그랬다. 독특한 인테리어만큼 커피도 맛있긴 어려운 걸까. 하긴 나도 사진 찍으러 간 것이지. 커피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


인스타그램 카페는 분명 구석진 자리에 있어도 찾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다만 정말 인스타그램을 업로드를 위한 카페인 것이 아쉽다. 인스타그램에 한번 올리면 다시는 안 찾게 되는 것이다. 그냥 하루 인증에 그칠 뿐.


결국 카페의 본질은 맛있는 커피가 아닐까. 음료가 맛있지 않으면 다시는 안 가기 때문이다. 반짝 인기로 사람들이 호기심에 찾는 것도 분명 처음에는 도움 되지만 오래 살아남으려면 커피가 맛있어야 한다.


인스타카페를 다녀와서 콩카페가 더 그리워졌다. 맛, 인테리어, 콘셉트를 모두 잡은 콩카페가 확실히 더 빛이 났달까. 먹는 기쁨에 보는 재미까지. 괜히 콩카페가 베트남 전국구로 프랜차이즈가 생기고 한국까지 확장한 것이 아니었구나.


이제는 새로운 카페를 가기보다는 콩카페를 한번 더 가고 싶다. 이미 내가 아는 친숙한 맛, 명확한 콘셉트를 따른 편안한 인테리어를 보는 재미 덕분이다. 모험을 좋아하는 줄 알았던 내가 알고 보면 한번 마음에 들면 그곳을 또 가는 걸 즐기는 사람인 걸 깨닫는다. 이렇게 단골이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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