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에 진심인 공간을 구경하는 재미
베트남 커피를 내게 처음 알려준 것은 연남동 콩카페였다. 첫 방문에 독특한 카키색 빈티지 인테리어와 코코넛스무디커피에 반해서 바로 멤버십을 등록했을 정도다. 참고로 한국 콩카페에 멤버십 등록을 하면 생일마다 음료쿠폰을 보내준다. 생일 이내 1개월까지 가면 저렴하게 마실 수 있다. 아마 콩카페를 한국에서 가 본 경험이 없었다면 베트남에 와서도 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거기다 코코넛스무디커피가 얼마나 맛있는지. 그러다 이제는 베트남까지 콩카페를 마시러 오게 됐다.
콩카페는 베트남의 인디가수 린증에 의해 시작됐다. 밴드 멤버들과 연습하고 이야기할 장소가 없어서 걱정하던 그녀에게 하노이에서 작은 커피숍을 하던 친구가 찾아왔단다. 린증의 고민을 들은 친구는 같이 가게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린증과 친구들은 80년대 베트남 하노이를 연상시키는 콩카페를 만들었다. 콩은 함께(공산주의, 플러스)라는 뜻이고, 카페는 프랑스 식민시절 영향을 받아 지었다. 마치 린증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소박하고 낭만적인 감성을 담고 싶었다고 한다. 오래된 가구와 빛바랜 책, 그 시대의 소품을 모으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콩카페는 의도한 대로 공간 자체로 베트남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해서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50개 이상의 콩카페가 있다고 한다. 한국에도 지점이 5개나 있다.
실제로 다낭 콩카페 1호점에 방문해 보니, 옛날 시대에 대한 향수가 듬뿍 느껴졌다. 거기다 직원들이 국방색 카키옷을 위아래로 맞춰 입고 손님을 맞이했다. 오래된 느낌이 나는 공간에 비해 상반되게 젊은 직원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미소로 반겨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베트남도 모르겠고, 공산주의는 더더욱 모르겠지만. 소품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그 시대의 정취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마치 베트남 옛날시절에 접속한 기분이었다.
사실 아직 베트남에서 1번밖에 가보지 못해서 더 디테일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옛날에는 코코넛스무디커피 맛에 놀랐다면 이제는 카페의 인테리와 일관된 컨셉이 눈에 띈 정도? 콩카페는 각 지점마다 컨셉은 동일하지만 인테리어 가구 배치나 소품이 조금씩 달라서 차이점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콩카페가 다낭에도 3개나 있다. 다낭에 한 달 사는 동안 콩카페 3곳을 다 방문해 볼 작정이다. 그러면 좀 더 콩카페의 컨셉과 취지를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