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폴리스를 위한 하루

아침부터 저녁까지

by 탱탱볼에세이

눈 뜨자마자 아크로폴리스로 향했다. 지난 밤 온라인에서 미리 구매해 둔 티켓이 오전 10시부터 입장 가능했기 때문이다. 9시 30분쯤 입구 앞에 도착했다. 예약번호만 있고, QR코드 티켓을 메일로 따로 못 받아서 매표소 줄을 기다렸다. 하마터면 다시 표를 사야 되나 마음졸였다. 다행히 매표소에서 예약번호로 티켓을 인쇄해 줬다. 매표소에서 직접 구매하려면 현금만 받는다. 나처럼 카드 결제를 선호한다면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ATM 현금인출 수수료 만원이 너무 아깝더라.


그리스 오피셜 가이드라고 명찰과 공식가이드자격증을 목에 건 여자가 가이드가 필요하면 조인하라고 말했다. 혼자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것보다 영어지만 설명을 듣는 게 나을듯하여 20유로를 지불했다. 덕분에 오늘까지만 입장권을 비수기라 10유로고 내일부턴 20유로를 받는 이유를 알았다. 내일부턴 성수기 시즌이라 가격이 원래대로 정상화된다는 거였다. 오늘까지만 10유로나 깎아준다니 운이 좋았다.


가이드를 통하니 입장도 줄 안 기다리고 빠르게 가능했다. 26년간 공식가이드하신 내공을 담아 쉬운 영어로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 주셨다. 아크로폴리스는 아크로가 꼭대기, 폴리스가 도시라는 뜻으로 높은 도시를 말한다. 아크로폴리스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안에 가장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이 있다.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나 여신을 위해 지은 것이라고 한다. 신화에 따르면 이 도시를 가지고 지혜의 신 아테나와 바다의 신이 포세이돈이 싸웠다. 누구를 수호신으로 했으면 좋겠는지 시민들에게 직접 투표에 부쳤다. 아테나는 올리브나무를 포세이돈은 물을 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시민들은 아테나를 선택했다. 바로 아테네라는 이름도 아테나에서 유래했다.


그 밖에도 가이드님께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파르테논신전의 황금비율이었다. 어디서 봐도 기둥이 일자고 간격이 일정하게 보이도록 건축한 것이다. 나중에 우리가 아는 황금비율 1:1.618 비율로 건축한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유네스코 로고도 파르테논 신전을 모델로 디자인되었을 정도로 대단한 예술성을 자랑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이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가 파르테논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나도 누군가의 설명글들을 보고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미완성의 건축물이 완성된 모습을 상상하며 오랫동안 아르코폴리스만 구경했다. 저녁에는 필로파포스 언덕에 올라 아크로폴리스의 야경을 기다렸다. 가장 높은 곳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밝게 빛나더라. 역사는 잘 몰랐지만 아크로폴리스는 눈으로 보기에도 아름답고 웅장했다. 나 고급 착시공격에 첫눈에 반해버린 건가. 하루를 통째로 아크로폴리스에 썼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리스 아테네에 와서 딱 한 곳만 가야 한다고 하면 단연 아크로폴리스가 아닐까 싶다. 매달 첫 번째 일요일은 아크로폴리스가 무료라고 하니 그날을 노려보는 것도 좋겠다. 내일은 아테네를 떠난다. 벌써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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