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도, 하늘에도,
구름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겨지는 그런 날.
그 날의 묘한 교감이
나의 간절함 때문이었는지,
그 어떤 강력한 힘이 나에게 와닿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눈부시게 활짝 핀
하얀 수국과
온 하늘을 덮고 날아오르는
천상의
새 한마리 구름.
나의 못다한 애도를 대신하는 듯
모자란 추억을 채워주고.
말없이 사라져갈 흔적들을
가슴에 다시 새겨넣으며
그렇게 또 한 번
터뜨린 울음.
얘야,
되었다.
너도 아비도 충분했으니 되었다.
그 몸 상할라.
어디에나 피는 꽃들이
아비가 아니겠느냐
볼 때마다 웃음짓고 살려무나.
남들도 꽃을 보면
그저 웃지 않더냐.
너의 작은 손
허리 주물러주던
고운 마음.
발바닥 보드라워지라고
발라주던 그 손길이면
되었다.
내년에는
수국대신, 구름대신
너의 집앞에 흐르는 강물로 갈 것이니
걸음없이도 나를 보아라.
기어코 마지막 순간,
가까스로 온기 전해주려 한
너의 마음.
되었다.
그것으로 다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한스러운 하늘 위로
하얀 수국같이 흐르는
얼굴 하나.
사라지는 모든 것들에
영혼이 담긴다.
ㅡㅡㅡ아버지 첫 기일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