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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Jan 06. 2024

아빠가 알려준 식구의 의미

평범한 주말이 설레는 여행이 되었다.

 주말에 모처럼 엄마아빠랑 아침부터 집을 나섰다. 좋아하는 맛집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루 전에 미리 식당에 전화해야 하는데, 어젯밤 셋이서 마음이 통했다.


 간단히 밥만 먹고 집에 돌아오려고 했는데, 아빠가 적벽강에 가자고 제안하셨다. 안 가본 곳이라 궁금했다. 가까운 곳인 줄 알았는데, 꽤 멀리에 위치한 충청남도 금산이었다.


 날이 추워서 절벽에 있는 폭포는 바짝 얼어붙었더라. 이런 날씨에도 곳곳에 캠핑하는 텐트가 즐비했다. 처음 들어봤는데, 이미 아는 분들에겐 소문난 캠핑맛집 같다.


 강줄기를 휘감고 산으로 둘러싸인 위치가 대단히 신비로웠다. 세월이 깎여 절경을 만들어내는 절벽들을 보니 입이 쩍 벌어졌다. 자갈밭이 끝없게 펼쳐져있고, 돌들이 하나같이 반질반질한 게 보석처럼 빛났다.


 저번에 엄마아빠 두 분이 먼저 구경하셨는데, 아름다워서 나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신다. 좋은 걸 보면 나누고 싶은 마음, 부모님의 사랑을 느낀다. 한국에 내가 아직 모르는 세상이 많다는 걸 배우기도 했고.


 돌아오는 길 진안의 해 질 녘을 운 좋게 보았다. 이렇게 진안이 멋진 곳이었나 싶을 정도로 노을이 예쁘더라. 평범한 주말이 설레는 여행이 되었다.


 아빠는 식구끼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함께해서 기쁘다고 말씀하셨다. 식구라는 뜻을 아냐며. 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이란다.


 이렇게 다정한 의미라니. 가족이면 식구인 줄 알았는데, 식구의 의미를 오늘에서야 제대로 안다. 식구로서 함께할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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