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탱탱볼에세이 May 25. 2024

[치앙마이 76일 차] 카레가 뭐길래

결국 먹었다

 주말 점심에 딱 2시간 반만 장사하는 일본카레집에 다녀왔다. 사장님이 일주일에 이틀만 여는데도 영업시간을 안 지키신다. 그래서 세 번을 헛걸음했다. 페이스북에 공지도 늦는 편인데, 아무런 말도 없이 문을 안 열고 잠수를 타실 때가 잦더라.


 카레가 대체 뭐길래. 배짱장사가 따로 없어서 포기할까 했다. 사실 태국에서 일본음식을 이렇게까지 먹어야 하나? 하지만 오기가 생겼다. 얼마나 맛있길래 사장님이 고무줄 영업을 하시지.


 궁금하니 서운함을 접고 일단 먹어보자. 페이스북에 1시간 전 영업한다는 글이 올라왔더라. 원래 내일도 여는 날인데, 쉰다고 하시더라. 심지어 다음 주부턴 금, 토로 영업요일도 바꾸신단다.


 새우튀김에 돈가스에 계란 노른자 올라간 가장 비싼 카레를 주문했다. 가격은 398밧. 한국돈으로 1만 6천 원 선으로 비싸다. 사실 맛있는 걸 다 넣었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지 않나. 할머니가 항상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다. 고기를 넣으면 다 맛있다.

  약간 매콤하면서도 진한 소스 맛이 입에 착 감겼다. 오사카의 joto curry라는 카레집의 소스를 공수해 온 것. 거기다 갓 튀긴 바삭한 새우튀김이 예술이더라.


 알고 보니 뒷집에 있던 저녁에만 하는 라멘집 사장님이었다. 몇 주 전에 꿩 대신 닭으로 일본 라멘이라도 먹어볼까 싶어서 시도했는데 맛있었다. 아무래도 매일 라멘 장사를 하시면서 주말에 취미로 카레장사를 하시는 듯했다.


 이곳의 카레를 먹었으니 이젠 치앙마이 탐험에 여한이 없다. 태국에서 세 달을 살아보니 알겠다. 난 태국음식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단 걸. 굳이 태국에서 한식보다 일식을 열심히 찾는 걸 보니 다음엔 일본먹방 투어를 떠나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나의 음식취향을 또렷하게 알아간다.

*JOTO CURRY CNX

: https://maps.app.goo.gl/tp4TdM7Yrt9ezdz88?g_st=ic


매거진의 이전글 [치앙마이 75일 차] 수영예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