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탱탱볼에세이 May 30. 2024

[치앙마이 81일 차] 이팅클래스

내가 만든 요리

 아침부터 태국요리 쿠킹클래스에 다녀왔다. 로컬시장에서 태국 조미료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시작된다. 태국 조미료는 우리나라 조미료와 사뭇 다르더라.


교육장소에 도착하면 농장부터 구경한다. 태국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신선하게 자라나는 중이었다. 바질의 종류에 따라 요리하는 음식이 달라지는 걸 확실히 알았다. 홀리 바질은 팟크라파오에, 스위트 바질은 수프와 커리에 넣는단다.


 코코넛 수프부터 팟타이, 그린커리를 만들었다. 식당에선 마냥 맛있게 먹기만 했던 것들. 직접 요리하니 어떤 재료로 맛을 내는지 궁금증이 풀렸다. 팜슈가와 타마린드 소스, 굴소스, 파프리카 가루로 팟타이 소스를 직접 만들고 나니 한국에서도 팟타이 요리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요리한 음식은 바로 시식하는데 양이 엄청 많았다. 심지어는 망고스티키라이스도 디저트로 내어준다. 쿠킹클래스를 가장한 이팅클래스인가 싶더라. 1년 치 먹을 태국음식을 하루에 해치운 기분이다.

 

 태국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정확히 알게 되어 의미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린커리에 가지가 들어가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계란 같이 생긴 에그플랜트 열매더라. 집에서 키우는 에그플랜트에 열매가 열리면, 수확해서 그린커리를 요리하겠다는 소박한 꿈이 생겼다.


 저녁엔 숙소사장님 가족들이랑 300밧짜리 삼겹살 뷔페 먹으러 갔다. 내가 한 요리도 아닌데 외국친구들이랑 한식 먹으면 괜히 조마조마해지더라. 내가 먹는 음식스타일이 친구들에겐 혹시 안 맞을까 봐. 의외로 삼겹살보다 파절이와 오이소박이, 양파절임 같은 반찬과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어서 신기했다. 다들 금방 배불러버려서 정작 삼겹살은 한 접시밖에 못 먹은 게 아쉬웠지만.


 오전엔 태국음식, 오후엔 한국음식으로 통했다. 사실 한국반찬을 좋아하는 태국친구들을 보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태국음식은 돈 주고 배우는데, 한국 음식은 과연 얼마나 만들 수 있지? 아차 싶더라. 귀국하면 백종원 선생님 유튜브 보고 배워야겠다. 요리왕 비룡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음식을 친구들과 같이 먹으며 함께 맛있어하는 기쁨을 더 자주 더 오래 누리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치앙마이 80일 차] 검정야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