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탱탱볼에세이 May 29. 2024

[치앙마이 80일 차] 검정야돔

아름다운 마무리

오늘로써 수영수업 20회 차를 끝냈다. 운동을 오랜만에 끈덕지게 해 본 것 같다. 무사히 레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유형으로 완주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코치님은 수업을 끝내며 자기가 좋아하는 검정야돔을 선물로 건넸다. 매 수업마다 일찍 와서 연습하고, 수업 끝나고도 남아서 연습하는 좋은 학생이라고 칭찬해 줬다. 20시간 동안 열심히 배운 결과로 평형과 자유형은 완전히 해낼 수 있게 된 것에 진심으로 기뻐하셨다.


사실 자유형까지 할 수 있을지 전혀 몰랐다. 처음 배운 평형에서 워낙 발꿈치로 수영하는 것에 적응이 오래 걸려서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분명 계속 격려해 준 수영코치님 덕분이다.


 호흡이 딸려서 아직도 허우적댈 때가 많다. 마지막 수업까지 슬로우, 슬로우를 귀에 박히도록 들었다. 한국에서 혼자 수영해도 코치님의 슬로우 슬로우 소리가 귓가에 맴돌지도 모르겠다.


수영은 마라톤과 비슷하다며. 우린 속도 빨리 내는 스프린터가 아니란 말이 참 인상적이더라. 그러니 숨을 찬찬히 고르며 완주하길 격려했다. 그녀가 가르쳐 준 것은 수영만이 아니었다. 눈앞의 목표를 위해 차근차근 서두르지 않고 정확한 자세로 나아가는 법을 배웠다.


헤어짐이 아쉬워서 바이바이라고 말을 못 하고, 씨유라고 말했다. 20번이나 수영으로 만났는데, 다시 만나지 않을까! 그때까지 코치님이 그리울 때마다 코치님이 준 야돔향을 맡아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치앙마이 79일 차] 무슨 일이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