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바람따라 구름따라
오전 일정을 마치고 오후부터는 구글 지도를 보지 않고 그냥 발길따라 간다.
런던 날씨가 이렇게 좋았나?
목적지는 세인트 폴 대성당이었지만 조금은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싶었다.
그래서 빅벤 옆 강가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잠시 구글 지도는 넣어두고-
아- 좋다.
뭔가 자유로운 기분이랄까

시간에 맞춰 관광지에 안 가도 되고 구글 지도를 보면서 길을 찾지 않아도 된다.
그것만으로도 자유롭다.
비록 첫째 날 일정이지만 계획을 빡빡하게 짜지 않아서 여유롭기도 하다.
어떤 여행자는 빡세게 돌아다니면서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다음날도 또 똑같이 바삐 움직이는 스타일도 있지만
나는 그냥 느긋하게 그리고 그 분위기에 취하는 그런 여행을 좋아한다.
나 같은 경우에 어느 도시를 가든 첫째 날은 자유일정이다. 그래야 다음날부터 여행하기 편하다. 길눈이 어둡지는 않지만 그래도 첫째 날은 가볍게 워밍업으로 도시를 구경한다. 숙소를 기점으로 마트는 어디에 있고 지하철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게 내가 첫 번째로 하는 일이다.
마트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이유는 주방이 있는 호스텔에서 요리를 해 먹기 위해서이다.
가끔 여행 경비를 아끼기 위해 한국에서 한식을 챙겨가서 호스텔에서 혼자 요리를 해 먹는데 마트에서도 이것저것 식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기 때문에 항상 들르는 곳.
매번 유럽의 마트들을 가면서 느낀 건 한국보다 저렴하고 좋은 식재료들을 판매한다는 점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우는 야채가 신선하고 과일이 정말 달콤하고 맛있다.
밤에 종종 과일을 안주삼아 술을 먹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물보다 맥주가 훨씬 싸다. 특히 독일이 물보다 맥주가 싼 경우가 많다.
물이 1.5유로라면 캔맥주는 0.9유로랄까
또는 우리나라 돈으로 몇천 원이면 맛있는 병맥주도 사 먹을 수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두 번째로는 그 주변에는 음식점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조식을 주는 한인민박이나 호스텔도 있지만 가끔은 조식 제공을 안 해주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뭘 먹어야 하는지 찾아보는 게 소소한 일이라면 일이랄까
물론 아침을 안 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삼시 세 끼를 다 챙겨 먹는 삼식이다.
자, 너무 TMI이었으니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자.(눈찡끗)
그냥 정말 가고 싶은 대로 가면 된다.
이런 게 바로 즉흥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강가를 걷다가 동상을 하나 발견했다.
오 일단 멋있다.
밑에 문구를 자세히 읽어보면 CITY OF LONDON이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그 밑에 영어로 뭔가 적혀있지만 그냥 패스한다.
음 그냥 상징적인 의미구나.
그리고는 다시 걷는다.
이번에는 강가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거리 안쪽으로 들어간다.
주거단지인가 보다.
무슨무슨 하우스가 많다.
건축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힌 반듯한 집인 것 같다.
전체적으로 밝은 그레이 벽돌과 정교한 아치형 입구 그리고 그 주변엔 여러 문양이 새겨져 있다.
깔끔하게 잘 다듬어진 계단과 그 옆에 블랙 바리케이드와 작은 화단
직사각형의 수많은 창문들
그냥 분위기가 있어 보인다.
밤엔 실내조명으로 더 이쁠 것 같아.
런던의 집값이 어마어마하다고 하는데
아마 여기도 꽤나 비싼 곳이겠지?
다시 길을 걷기 시작_
조금 번화가로 온 듯하다.
익숙한 로고가 보인다.
반가운 맥도날드 그리고 어느 나라를 가든 유명한 스타벅스
런던에서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한 끼 빼고는 거의 맥도널드, 서브웨이, 버거킹만 갔었던 기억이 난다.
왜냐하면 이 당시만 해도 파운드가 엄청 비쌌기 때문.
2015년 12월 말 기준으로 1파운드가 한화로 1700원이었을 때라 거의 한국 물가의 2배였다.
런던에 가면 피시 앤 칩스를 먹어보라고 하지만 우리에겐 사치일 뿐이다.
(사실 생선 요리를 즐겨먹지는 않기 때문에 다행쓰)
런던에서의 웃픈 이야기가 있는데
식비를 아끼기 위해 한인민박 조식과 석식은 항상 챙겨 먹었다.
특히 민박에서 석식에 한식을 주는데 석식을 주는 시간이면 모든 일정을 스탑 하고 숙소에 들어가서
밥을 먹었다. 한 공기가 뭐야. 두세 번은 더 가져다가 먹었다. 그만큼 배가 고팠다. 많이 걸어 다녀서.
런던에서 정말 짠돌이처럼 아껴서
바르셀로나부터는 그냥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적당한 가격선에서 푸짐하게 먹었다.
평일 점심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날씨도 적당히 찬바람이 불고 12월 말인데도 그렇게 춥지는 않다.
멀리서 이층 버스가 오고 있다.
볼수록 멋있다.
길을 더 걷다 보니까 조금씩 멋진 건물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여기는 뭐하는 곳일까
바로 옆 건물 또한 으리으리하다.
법원 건물인 듯한 느낌이다.
관공서 같아 보여 굳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런던이라는 동네에 있는 관공 서치고는 스케일이 남달라 보인다.
어.. 뭐야?! 여기에 이게??
헐 대박!!
그렇다.
런던 한복판에서 한글로 된 간판을 발견했다.
런던에도 한식당이 있을 거라곤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길 걷다가 우연히 발견할 줄을 꿈에도 몰랐다.
와 진짜 신기하네.
KOREAN IZAKAYA& KARAOKE 라면 술 먹으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인가
유럽여행을 하면서 가끔 아쉬웠던 건 한국처럼 노래방이 대중적이지가 않다는 점이다. 여행을 하면서 종종 스트리밍으로 노래를 듣곤 하는데 느릿느릿한 와이파이 속도에 중간에 흥이 오르기 전에 흐름이 끊겨 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그냥 걸으면서 혼자 흥얼흥얼 거리기도 하는데 뭔가 아쉽기도 하다.
친절하게 쉬는 날까지 알려준다.
시간이 있으면 한 번쯤은 가봐야겠네. 근데 비싸려나
또 그렇게 다시 걷는다.
이번엔 동네 청과물 가게를 발견한다.
친구에게
야 잠깐만 천천히 가봐. 여기 구경 좀 하고 가자.
친구의 표정은
왜 장이라도 보려고?
아니, 그냥 구경해보자. 가격표 보면 런던 물가가 어떤지 대충 파악할 수 있잖아.
다른 여행자라면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지나갔겠지만 나 같은 경우엔 장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사지는 않지만 마트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끼곤 한다.
여행을 하면서 종종 생각이 드는 것들 중 하나는 그 나라를 더 자세히 알려면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게 깊이 있게 여행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가끔은 주거단지나 동네 시장 또는 마트를 가서 돌아보기도 한다.
근데 매번 가면서 느낀 건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서 놀랐다.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품목도 있는듯하다.
런던의 비싼 물가는 집값과 외식비 때문인가
이것저것 식재료 사서 요리해먹으면 식비를 아낄 수 있겠네.
그냥 근처에 버거킹에서 점심을 먹었다.
버거킹이 생각보다 비싸다.
그래도 일반 레스토랑에서 비하면 가성비가 굳이겠거니 하고 생존을 위해 먹는다.(짠내난다.)
물론 가격이 비싼 만큼 햄버거의 크기 또한 크다.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9천 원 전후인 듯
비싼 만큼 생각보다 양이 많다.
엄청 배불리 먹었다.
점심도 먹었으니까 소화시킬 겸 다시 길을 나선다.
천주교 신자이니까 한 번 성당에 들어가 본다.
근데 여기 성공회 성당인지 가톨릭 성당인지는 잘은 모르겠네.
전체적인 구조는 한국 성당과 비슷해 보인다.
입구엔 성호경을 그을 수 있게 성수가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가운데 큰 십자가 상 그리고 제대가 있다.
하지만 한국 성당과는 조금은 다르게 양 옆의 벽이 밋밋하지 않게 스테인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다.
아마 묵주기도 중 빛의 신비를 표현한 게 아닐까
전체적으로 성당의 규모는 크지는 않았지만 오밀조밀 잘 꾸며놓은 듯하다.
외부의 햇빛으로 스테인 글라스 장식은 더욱 다채롭게 빛이 난다.
기회가 되면 이렇게 멋진 곳에서 미사를 드리고 싶다.
걷다가 지쳐서 지하철을 타고 세인트 폴 대성당에 도착.
처음 본 세인트 폴 대성당은 역사적인 명소답게 정말 웅장하고 화려했다.
휴대폰으로 한 번에 담아내기가 어려울 정도.
간략하게 세인트 폴 대성당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은 시티 오브 런던의 러드게이트 힐에 있는 높이 108m의 성공회 성당으로 런던 주교좌가 자리 잡고 있다. 원래 있었던 세인트폴 대성당은 1666년 런던 대화재 때 불타 버렸으며, 1675년에 다시 짓기 시작하여 35년 만에 완공됐다.
세인트 폴 대성당의 34m나 되는 돔을 '속삭이는 방'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돔 안에서 작은 속삭임도 34m나 떨어진 반대편에서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돔 형태의 지붕의 꼭대기에는 높이 7m에 무게가 8t이나 되는 십자가와 황금 공이 있다.
현재 건물은 17세기의 것으로 일반적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성당으로 성 베드로 대성당, 피렌체 대성당과 더불어 세계 3대 성당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출처: 위키백과]
역시 세계 3대 성당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성당 전면의 모습은 마치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과 비슷한 기둥이다.
뭔가 연관이 있으려나
양쪽에는 균형 잡힌 큰 첨탑이 있고 오른쪽 첨탑엔 느낌 있는 시계가 있다.
내가 알기로는 원래 성당 입장료를 받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직원분이 free라고 한다.
그래서 그냥 프리패스로 들어갔다.
YEAH!!
뜻밖의 돈이 굳어서 기분이 좋다 XD
내부는 수많은 화려한 조명들과 넓고 큰 천장화 그리고 성전이 있다.
사람들이 저마다 자리에 앉아 기도를 한다.
나 또한 앉아 잠시 멍을 때린다.
충분히 구경하고 나서야 성당 밖을 나온다.
10시가 거의 다되어간다.
조금 피곤하네.
첫째 날이라 무리하면 안 될 거 같아 숙소로 돌아온다.
샤워를 하고 나니까 너무 피곤 노곤하다.
일찍 자자.
오늘 하루 참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