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으로 마실 나가기

_아침 공기는 언제나 상쾌한 것 같네요.

by 엉클테디

런던 첫째날_


시차 적응이 완벽히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행을 하기 위해 아침 7시쯤 일어났다.

처음 겪어보는 시차 적응에 몸이 조금은 피곤하다. 그래도 일단은 방에 나와 거실에 앉아서 멍을 때린다.


아직 아침이라 쌀쌀하다. 잠을 좀 깨기 위해 창문을 살짝 연다.

그리고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런던의 새벽 공기를 마셔본다.


음, 런던의 새벽 공기도 좋구만.


거리는 아직 이른 아침이라 한산하고 주변 카페들은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한동안 그렇게 멍을 때린다.



몇 분 후_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아침부터 겨울에 샤워를 한다.


후우 시원하다. 이제 좀 잠이 깨는군.


따뜻한 물로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방으로 온다.

겨울이라 건조하니까 촉촉하게 스킨로션 바르고 오늘은 뭘 입고 나가나 케리어를 펼쳐본다. 아직 방안엔 사람들이 자고 있어서 조심스럽게 열었다. 하지만 바스슥 바사삭하는 소리가 참 귀에 거슬린다.


일단은 멈추고 다시 조용히 또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켠다.


런던은 아침 7시 30분 서울은 3시 30분

서울은 한참 점심때구나.


오늘 날씨를 한 번 알아볼까?

음 나쁘진 않네.


그렇다가 다시 또 잠이 든다.



또 몇 시간 후_


방안에 사람들이 뭔가 부시시하면서 움직인다.

시계를 보니 8시가 넘었다. 나 또한 같이 맞춰서 나갈 준비를 한다. 친구도 막 일어났다.


런던 한인민박 조식은 빵과 시리얼

맛이 있건 없건 배가 찰 때까지 먹는다.

런던 물가를 대비해 생존을 위해서


음식 사진을 찍기엔 너무나 단출한 아침식사라 먹는 데에 집중한다.


비싼 런던에서 점심엔 또 뭘 먹어야 하나


아침 먹으면서도 점심 먹을 걱정을 한다. 아니 빵과 시리얼로도 배가 채워지지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I'm still hungry




아침 9시_


드디어 런던에서의 첫 일정이 시작되었다.

우선, 첫째 날 일정을 나름 세워봤다.


빅토리아 타워 가든 - 국회의사당 - 빅벤 - 세인트 폴 대성당


정말 간단하다.


첫 여행 때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여행 계획은 계획일 뿐. 그날그날 조금씩 바뀌기도 하고 아예 다른 일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계획을 짤 때는 요일별 시간별 세세하게 짜는 것보다는 여행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체크하는 방식이 어떨까 한다.


물론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경우 요일마다 오픈 시간과 클로즈 시간이 다르고 어느 요일엔 입장료 할인을 해주는 경우가 있으니 그것만 요일별 계획표에 고정시킨다.



2018년 2월 폴란드&헝가리 여행 준비했을때


버킷리스트는 간략하게 이런 식으로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다.


12월 말 런던 날씨는 딱 걷기에 적당했다.

버스나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를 타고 빅토리아 타워 가든을 갈 수 있었지만 걷고 싶었다.


런던은 지하철이 subway가 아니라 underground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구글링을 해보면

출처: 위키피디아

그렇다. 튜브라고도 한다.
런던을 여행하기 전 런던 지하철을 우리나라 지하철과 같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아담함. 미니멀함. 답답한 통신시스템.


혹시나(물론 대부분은 질문의 의도를 알고 있다)

Where is Subway?라고 현지인에게 물어보면

처음엔 여기로 생각하지 않을까


(이 글을 보러 온 분들의 표정)

그냥 우스갯소리로 한 거니까 진정해주시길 (눈찡끗)

헤헿 조크라구요


물론 찡얼이 친구 녀석은 싫어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동네 마실 나가러 가는 듯

상쾌한 기분으로 첫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걷기 시작


런던의 아침도 한국의 아침과 같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런던 바버샵에서 짧게 컷트를 한 후 포마드로 한껏 멋을 낸 헤어 스타일. 기장에 딱 맞는 정장 그위에 코트. 그리고 쌀쌀한 바람을 막아줄 센스 있는 컬러의 머플러와 가죽장갑. 수트에 어울리는 구두. 한 손엔 커피와 다른 손엔 데일리 신문과 파우치를 들고 출근을 하는 런더너들(londoners)


이게 내가 본 런더너들의 모습이다.

'멋있다'라는 말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돈다.


런더너들의 스타일을 따라 하기엔 나에겐 너무 과하다.


거닐다_


길을 걷다가 때마침 빨간 이층 버스가 지나간다.

아?! 저게 말로만 듣던 른든 이층 버스구나-

색감 진짜 이쁘네


찰나의 순간에 사진을 바로 찍고 다시 길을 나선다.


이 당시 따로 카메라를 챙겨가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화질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ㅠㅠ


또 우연히 지나가다가 빨간 공중전화 박스를 발견.

공중전화 박스인데도 느낌적인 느낌이 난다.

공중전화 박스 옆 가로등 하나

아마 밤에도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겠지?



걷다 보니까 빅토리아 타워 가든 도착_


음.. 뭐랄까? 그냥 공원이다.

아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터가 있고 화장실도 있다.

짧게 산책로가 있고 중간중간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있다.


아침이라서 그런지 조깅하러 나온 사람들도 있고 강아지와 아침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있다.

푸른 잔디와 우거진 나무 그리고 그 앞에는 왠지 모르게 오래되고 역사적인 건물이 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나무들은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아있다.


그래도 좋다.

왜냐 아침 공기는 언제나 상쾌하기 때문이다.


문득 든 생각 중 아침에 일어나서 가볍게 산책으로 런던 시내를 한 바퀴 돌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런더너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잘 관리되는 공원이 빅토리아 타워 가든뿐만 아니라 런던 곳곳에 많기 때문이다.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여행 가이드북만 봐도 런던에 파크가 엄청 많아 보였다.


실제로 구글 지도를 보면 런던 곳곳에 공원들이 많다.


내가 만약 런던에 산다면

하루는 여기 내일은 저기 그다음 날은 또 다른 좋은 곳으로 골라서 산책을 하러 가지 않을까


그만큼 평화롭고 고요하고 멍 때리기 좋은 장소다.


출처 : https://www.gardenvisit.com/gardens/victoria_tower_gardens_westminster


위에 사진과 다르게 빅토리아 타워 가든의 겨울 아침은 더 조용하고 고요했다.



빅벤보러 가자_


숙소에서 나온 지 30분도 안되었기 때문에 잠시 쉬었다가 다시 움직였다.


빅토리아 타워 가든에서 빅벤까지는 정말 가깝다.



런던의 랜드마크이자 역사적인 시계탑인 빅벤(Big Ben)

한 번쯤 영어 교과서로 봤을만한 빅벤을 실제로 보다니 신기하다.


빅 벤(Big Ben)은 영국의 수도 런던에 있는 웨스트 민스터 궁전(영국 국회 의사당)에 부속된 시계탑의 큰 종에 대한 애칭이라고 한다.


내가 본 빅벤의 모습은 약간 진한 아이보리와 반짝이는 골드의 네모난 시계 틀

화이트의 문자판과 블랙의 바늘과 시침과 분침

건물의 색감과 건축물의 구조가 조화가 이루는 듯하다.


여러 방면에서 찍은 빅벤


다행히 날씨가 점점 맑아지고 푸른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 그리고 빅벤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여행객은 빅벤을 등지고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우리는 그냥 눈으로만 구경한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때 사진을 찍지 않았다. 그 흔한 빅벤과 사진을 안 찍었다니.

그냥 눈으로 담아내는 게 최고지라는 생각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빅벤에서 볼 껀 저게 다라는 점.

아마 현지 사람들은 길가다가 지금 몇 시인지 확인하는 게 다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멀리서 찍은 빅벤

빅벤을 구경하고 나서 그냥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마지막 일정인 세인트 폴 대성당을 가기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친구와 그냥 발길 닫는 대로 구경하기로 한다.


이때부터 하루 종일 거의 즉흥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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