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한 마디면 됐다

by 떠우


너희가 입학한 지 100일이 되던 날.

그날을 위해 나는 준비를 한다.


너희가 좋아할 것 같아

알록달록 꿀떡을 주문하고,


너희가 좋아할 것 같아

반짝이는 왕관도 주문한다.


그리고, 너희가 좋아할 것 같아

새콤달콤 사탕 목걸이까지 준비했지.


나 어렸을 때는 이런 게 없었던 것 같은데

누가 처음 시작했을까.


작은 원망도, 잠시 해본다.


그래도 우리 딸아이를 떠올리면

‘음.. 분명 좋아하겠지.’


이내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마늘과 쑥을 백일 동안 먹으면 사람이 된다고 했던가.

너희에게 나는, 어쩌면

쓰디쓴 마늘이고 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덕분에 웃기도 하고

나 때문에 울기도 하며

너희는 100일을 견디고 또 견뎌냈다.


그렇게 나를 견뎌낸 네가

어느 순간 다가와 말하더라.


“선생님~ 선생님도 왕관 써요?“

”아니~“

”왜요? 선생님이 다 준비해주셨는데.. “


그 한 마디.

그 한 마디면 됐다.


정신없던 하루의 끝,

하교 전에 너희에게 묻는다.


”이제, 너희 진정한 여덟살이 된 것 같아?“

”네~“

“진정한 여덟 살은 뭘 할 수 있을까?”


너도나도 손을 번쩍 든다.


”자리에 잘 앉아 있어요.“

“선생님 말씀 잘 들어요.”

”반찬을 골고루 잘 먹어요.“

”수업시간에 딴 짓하지 않아요.“


돌이켜보니,

너희들 정말 그렇게 되었구나.


그런데 말이지,

너희가 알런지 모르겠다.


너희가 자란 만큼,

나도 자랐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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