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꾸준하지 못한 삶에 대하여

by 떠우


꾸준하지 못한 삶.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어렸을 때 부터

무엇을 하든

끝맺음이 약했다.


아마, 처음은 초등학생 시절.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그랬고,

성당 복사단을 하면서도 그랬다.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둬 버렸다.


중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들어간

농구교실을 그만뒀던 일,

고등학교 2학년이 지나서야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했던 일도


모두 꾸준하지 못한 삶의 반영이었다.


첫 대학 역시 오래 가지 못했다.

세 학기만에 자퇴를 하고,

곧바로 군에 입대를 한다.


전역 후, 다시 공부해

뒤늦게 교사가 되지만

여전히 이곳저곳 발만 담가본다.


첫 대학원은 한 학기 만에 자퇴했고,

의욕적으로 시작한 연구회 활동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영상을 만들어보고,

강의를 나가보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보고,

글도 열심히 써보지만


아둥바둥,

채 1년, 2년을 넘기지 못한다.


참으로 꾸준하지 못한 삶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42.195를

뛰다가, 걷다가,

샛길로 빠지기도 하고,

때론 뒤로 가기도 한다.


이대로 완주할 수 있을까.

.

.

그런데 문득,

삶이 정말 마라톤이 맞긴 한 걸까.


누군가는 말하더라.

삶은 마라톤이 아니라, 춤이라고.


팝핀도 춰보고

그루브도 타보며

가끔은 쉬다가

막춤도 춰본다.


춤을 완성하지 못해도,

아무 문제 없다.


나는 꾸준히

그리고 어쩌면, 여전히


나만의 방식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아버지의 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