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애씀이

by 떠우


“선생님, 오늘 우리 엄마 온대요!”

“우리 엄마도요!“

”저도요!“


학부모 공개수업일.

아침부터 아이들이 한껏 들떠 있다.


아이들이 차분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수시로 꾸욱꾸욱 눌러보지만

아이들은 팝콘처럼 이리저리 튀어 오른다.


속으로는

’그래, 그럴 수 있지.’

이해하면서도,

겉으로는 티 내지 않는다.


이럴 때 정말 조심해야 한다.

사건사고가 일어나기 딱 좋을 때니까.


솔직히 말하면,

누군가에게 내 수업을 보여준다는 건

교사 입장에서 꽤나 부담스러운 일인데

특히, 그 대상이 ‘학부모’라면, 조금 더 부담스럽다.


아무래도 학부모 입장에서는 수업 그 자체보다

‘내 아이’ 모습만 본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만해도 우리 딸 유치원 공개수업에 가면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 환경 같은 건 보이지 않고,

우리 아이 일거수일투족만 눈에 들어오더라.


그걸 알기에,

걱정이 꼬리를 문다.


부모님이 못 오시는 아이가 있지는 않을까.

발표하다 울지는 않을지.

혹시 싸우거나, 소외되거나...


어쨌든,

공개수업의 관건은 변수를 최소화 하는 것.


화면 체크

음향 체크

아이들 체크

수업 활동 체크


내 정신 체크


모두 이상 무.


오늘 공개수업 주제는

‘나만의 동물가면 만들고, 이름 지어 발표하기’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입학한 지 3주도 안 된 아이들에겐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 지금 뭐 하는 거에요?“

”선생님~ 이거 맞아요?“

“선생님~ 뭐라고 이름 지어요?”


폭풍 질문 세례와 함께


”선생님~ 쉬 마려워요.“

”선생님~ 어려워요.“


그리고,

발표하기 싫어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까지...


‘하.. 근데 너, 평소에는 잘 했잖아..’


이렇게, 모든 변수 발생 완료.

그렇게, 수업 종료.

.

.

이 모든 애씀이

거창한 걸 바란 건 아니다.


그저,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내 교실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


그것 하나,

보여주고 싶었을 뿐.



커버사진은 2019년 몽생미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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