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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Feb 28. 2019

여행작가로 살아가는 법 - 아내와의 휴가

아내와의 방콕 여행기

2018년, 결혼 5년 차 여행작가다. 아내와 결혼하면서 약속한 것이 하나 있다. 해마다 해외여행을 한 번씩 가자는 것. 체코로의 신혼 여행 이후 태국, 터키, 쿠바 그리고 올해 이탈리아까지, 그 약속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1년에 20번 정도 비행기에 오르는 여행작가 남편을 뒀는데, 해마다 적어도 한 번쯤 멋진 휴가를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내겐 그 어떤 출장보다도 중요한 이벤트다. 가정 평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와도 같다.



결혼 2년차 휴가, 그러니까 무더운 8월에 태국 방콕을 다녀왔을 때의 이야기다. 프리랜서 여행작가가 된 지금도 바쁘지만, 여행잡지 기자 시절이던 당시에는 수많은 업무가 산적해 있었고, 늘 회사의 눈치도 봐야 했다. 봄부터 미리 휴가를 잡아둔 아내는 어느 나라를 갈 것인지 정하라며 계속 보챘지만, 나는 계속 뜸 들였다. 당장 다음 달 출장 일정도 알 수 없었기에 미리 휴가 계획할 수 없었던 것.



출장과 마감의 반복된 일상 속에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어느새 8월이 되고 말았다. 당초 계획은 유럽이었지만, 성수기의 항공권은 매우 비쌌다. 얻어걸리는 곳으로 가자는 마음으로 다양한 지역의 항공권을 검색했고, 결국 출발 하루 전, 방콕행 항공권을 선택했다. 1주년 여행을 다시 유럽에서 보내고 싶었던 아내는 속이 상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비행기에 올라서 그런지 신이 난 모양이다. 다행이었다.



3박 4일, 극성수기에 태국 방콕을 찾았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항공료 또한 거금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더운 계절에 더욱 더운 나라를 방문했지만, 오랜만에 하는 아내와의 여행에 설렘이 앞섰다. 하루 전에 항공권을 끊었기에 계획은 전무했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방콕 시내를 둘러봤다. 방콕을 처음 찾은 여느 여행자들처럼 땡볕 아래 왓프라깨우 왕궁과 왓포 사원을 둘러봤고, 수상버스를 타고 왓아룬 사원도 찾았다. 그리고 카오산 로드의 개성 넘치는 상점가를 둘러봤고, 당일치기 투어로 담넌사두억 수상시장도 다녀왔다. 또 무더위를 피해 에어컨이 빵빵하게 가동되는 시암 파라곤, 터미널21, 아시아티크 쇼핑몰도 누볐다.



걷다 배고프면 팟타이를 먹었고, 다시 걷다 지치면 땡모반 수박주스를 마셨다. 그러다 다리가 정말 아프면 눈에 보이는 마사지숍에 들러 전신마사지를 받기도 했다. 한증막 같은 무더위에 짜증이 날 법했지만, 출장이 아닌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그런지 그저 행복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방콕에서 나만 알던 장소를 아내에게 소개해 줄 때, 또 별것 아닌 음식을 함께 먹을 때 연애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그저 기분이 좋았다. 한동안 잊고 지냈다. 행복은 늘 옆에 있었다는 것을. 





TRAVEL INFORMATION


방콕 항공권

내 경우와 달리 미리 발품을 팔면 저렴한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수많은 항공기가 인천과 방콕의 수완나폼, 돈무앙 국제공항을 연결한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의 저가항공을 타고도 방콕까지 갈 수 있다. 6시간 내외라는 장거리가 부담스럽지만, 이들 항공을 잘 선택한다면, 여행경비를 최대한 아낄 수 있다.



방콕 일정 제안의 예

- 1일차

방콕에 제일 먼저 왔다면, 태국 최대의 명소인 왕궁부터 찾는 것이 좋다. 아침 일찍 찾을수록 쾌적하게 둘러본다. 왓프라깨우, 혹은 에메랄드 사원으로 불리는 태국 왕궁은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는 단 하나의 스폿이다. 주변의 왓포 사원, 짜오프라야 강 건너편의 왓아룬 사원 등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 2일차

전날 무더위 속 여러 명소를 둘러봤으니 이튿날은 쉬어가는 것이 좋다. 시암 파라곤, 터미널21, 아시아티크 등 에어컨 바람이 가득한 쇼핑센터를 둘러보고, 팟타이와 땡모반과 같은 태국 음식과 음료를 맛보는 것도 좋다. 특히 야간에 문을 여는 아시아티크 쇼핑몰 관람차에 오르면, 방콕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 3일차

이틀 연속 시내에 집중했다면, 하루 정도는 근교로 눈길을 돌려보자. 서쪽에는 고도시 아유타야가 있고, 남쪽에는 담넌사두억 수상시장과 매끌렁시장(위험한 시장)이 있다. 어딜 찾든 방콕과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당일 투어는 각종 포털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담넌사두억 수상시장 투어', '아유타야 투어'를 검색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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