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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Apr 05. 2019

맛 따라 길 따라! 일본 아오모리 여행

  지난 이야기에서 소개했던 아오모리의 유채꽃 페스티벌에 이어 오늘은 아오모리의 "맛"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북해도 아래 위치한 아오모리는 일본 본 섬의 최북단에 있는 곳으로 북해도와 함께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이곳은 멋진 자연경관과 더불어 먹을거리 또한 풍부해 맛을 찾아 떠나는 미식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어서 미식가들에게 사랑받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평소 회사에서 점심시간이 되면 '오늘은 어딜 가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는 것도 일이었는데 아오모리에서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나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맛을 찾아 떠나는 아오모리 여행, 함께 수저를 얹어보자!



  아오모리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참치!" 비싼 몸값 덕분에 "바다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북해도와 본 섬 사이의 쓰가루 해협에서는 매년 10월부터 1월까지 혼마구로(블루핀 튜나)가 주로 잡히는데 최대 500kg까지 무게가 나간다고 하니 그 크기가 엄청나다.

  이 곳에서 잡히는 참치가 몸값이 비싼 이유는 쓰가루 해협이 풍랑이 심해 조업을 할 수 있는 날이 적기도 하고, 아직도 그물이 아닌 낚시로 참치를 잡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첫 날 이곳에서 처음 잡히는 참치는 경매에서 15억원이라는 경이로운 몸값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참치 한 마리에 이렇게 비정상적인 비싼 가격이 책정되는 이유는 바로 그 해의 첫 참치가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새해 첫 경매에 낙찰되는 참치의 몸값에 따라 일본 경제의 호황 여부가 점쳐지기 때문에 참치의 몸값이 높을수록 호황을 예측한다고 한다.


 


  일본 본 섬 최북단의 아오모리 현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오오마라는 마을에서는 참치잡이 배를 운영하고 있는 식당 사장님이 직접 잡아 온 신선한 참치 요리를 맛볼 수가 있다.

  참치의 여러 부위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데 특히 그릇을 다 덮을 정도로 많은 양의 참치를 내어주는 참치덮밥은 회사 근처 일식집에서 먹던 그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비싼 몸값의 참치를 원없이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아오모리로 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오오마에 들리도록 하자.



  다음으로 만나볼 아오모리의 맛 역시 귀한 몸의 "우니(성게알) 덮밥!" 시모키타 군에 있는 누이도 식당은 우니동으로 유명한데 인자해보이는 미소의 주인 할머니 역시 지역신문에 소개되었을 만큼 유명하다.

  우니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을뿐더러 아연이 풍부해 스태미너에도 좋은 '바다의 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음식이지만 제철에만 맛볼 수 있어 성게 철이 아닌 12월부터 2월 사이에는 판매하지 않으니 헛걸음 하지 않도록 하자.


  누이도 식당에서는 성게 알만 나오는 우니 덮밥과 참치, 오징어 등과 함께 나오는 해산물 덮밥 두가지 메뉴가 있는데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그릇이 넘칠 만큼 담겨 나오는 양에 한 번 놀라고, 먹어보면 그 맛에 두 번 놀라게 된다. 흔히 직장 근처에서 먹던 부실한 해산물 덮밥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힘든 곳이니 가급적 렌터카를 이용해야 하고, 카드 결제는 불가능해서 현금으로만 결제가 가능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아오모리의 맛으로 소개할 세번째 식당은 "우마이고야 반"이라는 카레 전문 레스토랑이다. 섬세하고 예쁜 인테리어에 당연히 사장님은 여성분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성격의 남자 사장님이었다. 28살 때부터 38년째 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카레만큼이나 꽤나 맛있는(?) 시간이었다.


  카레 전문점답게 다양한 종류의 카레 요리들을 맛볼 수 있는데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알롱 드롱"을 주문해보았다. 프랑스의 유명 배우 알랭 드롱을 떠올리게 하는 이 이름은 맛있어 보이는 함박스테이크를 칼로 자르면 그 속에서 흘러내리는 치즈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일본어로 "어머!"라는 뜻의 "알롱"과 "흘러내리다"라는 뜻의 "드롱"을 합쳐서 "알롱 드롱"이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하니 재미있지 않은가?


  재미있는 이름만큼이나 그 맛도 잊을 수가 없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스테이크와 치즈, 거기에 깊은 맛의 카레

까지 더해지니 내 인생 최고의 카레 맛집은 바로 여기가 아니었나 싶다.



  바다에 인접해 있는 아오모리 현에서는 해산물 요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에 만나볼 요리 역시 해산물인데 독특하게도 이 식당은 바다와는 거리가 먼 삼나무 숲 속에 위치해 있다. 꼬불꼬불한 숲길을 따라 한참을 가다 보면 달랑 한 채만 있는 오두막 같은 곳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모든 요리에 자연산 광어만을 고집하기로 유명한 맛집이다. 여기까지 어떻게 알고 사람들이 찾아올까 싶지만 식당 안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샐러드부터 메인 요리까지 광어를 활용해서 만든 요리들을 맛볼 수 있는데 자연산이라 그런지 쫄깃한 광어의 식감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 디저트로 나오는 블루베리 아이스크림 역시 사장님이 직접 재배한 블루베리로 만들었는데 색소는 전혀 넣지 않아 자연의 맛을 그대로 즐길 수가 있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만나 볼 아오모리의 맛은 전통 가이세키 요리이다. 일본의 전통 료칸에서 머물면 저녁식사로 가이세키 요리가 제공이 되는데 이곳의 가이세키 요리는 아오모리답게 참치, 게, 새우, 오징어 등 싱싱한 해산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나마 비루 한 잔 곁들이면 그 날의 여행 피로는 모두 사라지는데 이 맛을 보러 일본으로 여행을 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


  지금까지 소개한 요리들 이외에도 아오모리에는 무수히 많은 요리들이 있다. 지겨운 직원 식당에서 벗어나 자연을 맛볼 수 있는 아오모리로 맛있는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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