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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Apr 19. 2019

이러면 안 될 정도로 여유로웠던 출장

몰디브 여행기

몰디브 출장의 기억이다. 가까이로는 푸켓과 발리, 멀리로는 세이셸, 타이히, 칸쿤 등으로 럭셔리 휴양지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고품격 리조트와 레스토랑, 그리고 명소를 두루 훑어보고 각종 수상 액티비티를 체험하는 등의 취재가 보통이었다. 따라서 이번 몰디브 출장 역시 장소만 다를 뿐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약 1주일 정도의 일정. 일정표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다. '안 봐도 비디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직접 보지 않고 말만 듣고도, 그 상황을 본 것처럼 머리속에 그려졌다는 의미다.



몰디브 출장은 클럽메드 카니&피놀루 리조트 (Clubmed Kani&Finolhu Resort) 취재였다. 몰디브에 자리한 두 개의 고품격 리조트를 나란히 방문하고 4페이지 분량의 기사를 써주면 됐던 것.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한 휴식에 가까웠다. 그 흔한 객실 취재도 없었다. 약 일주일간 리조트에서 늘어지게 쉬면서, 자유일정으로 사진을 수집하고 기사를 쓰기만 하면 됐다. 출장 3일차 아침이 되자, 당혹스러웠다. 일반적인 '럭셔리 리조트 출장'은 전문 코디네이터의 인솔하에 약 1~2시간 정도 호텔의 각 시설을 탐방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디너크루즈, 스노클링 등과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더해진다.



올인클루시브 시스템이었던 지라 먹고 쉬는 것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섬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돈을 쓸 일도 없었다. 참고로 몰디브의 화폐는 루피아(Rufiyaa)지만, 이런 이유로 따로 환전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객실에서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작은 카메라 하나를 들고 리조트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기만 하면 됐다. 필요하다면, 주변의 직원에게 빈 객실을 보여달라고 하면 됐다. 돌아가서 쓸 기삿거리가 걱정되어 부지런히 객실과 레스토랑, 라운지, 수영장 등을 부지런히 둘러봤지만,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직 3일이 더 남았는데, 벌써 일이 끝난 셈이다.



몰디브는 누구나 아는 지상낙원이다. 환상적인 라군을 품고 있는 리조트였기에 섬 어디서나 멋진 풍광이 약속됐다. 삼시세끼 고품격 뷔페식이 나왔고, 밤이 되면 다양한 레퍼토리의 쇼가 펼쳐진다. 오늘 멋진 뮤지컬 공연을 봤다면, 내일은 코미디, 모레는 댄스 공연 등이 펼쳐지는 식이다. 놀랍게도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리조트 직원이다. 일명 지오 쇼 (GO Show)라고 불리는 공연으로, 낮에는 리조트에서 카운터를 보거나 안전요원인 이들이 밤만 되면 멋진 무용수로 변하기도 한다. 쇼가 끝나면 파티가 펼쳐지는데, 리조트 전체가 거대한 나이트클럽으로 변모한다. 올인클루시브라 주류도 모두 무료다, 천국이 따로 없다.



참고로 나는 12년차 여행기자다. 내로라하는 지상낙원 대부분을 모두 찾았지만, 이런 식의 취재는 처음이었다. 당시 몰디브 출장은 의도치 않았던 휴가가 되었다. 그 이후로 3년이 흘렀고, 가끔 비슷한 휴양지로의 출장도 있었지만, 몰디브에서처럼 휴가에 가까운 일정은 없었다. 짐작건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큰 행운이었다.






TRAVEL INFORMATION

몰디브 - 아시아 서남부 인도양에 있는 공화국. 동북쪽으로 인도와 스리랑카가 있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모양이 마치 진주목걸이 같아 '인도양의 진주'로도 불린다. 수도는 말레(Male). 우리나라보다 4시간 느리며,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를 띤다. 대한항공 노선이 인천-말레 구간을 주 3회 운항한다.



클럽메드 카니 - 클럽메드(Clubmed)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리조트 체인으로 세계 곳곳의 휴양지에 지점이 있다. 클럽메드 카니는 수도 말레 기준, 북쪽에 자리한 리조트. 아일랜드 지역과 수상 가옥이 있는 만타(Manta) 지역으로 나뉜다. 클럽메드의 강점은 올인클루시브 시스템. 아침과 점심, 저녁 식사가 모두 포함되어 있고, 음료와 주류도 무제한이다. 매일 밤마다 펼쳐지는 지오 쇼와 파티도 일품.



클럽메드 피놀루 - 클럽메드 카니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면 약 7분 만에 도착하는 리조트. 클럽메드 카니가 유쾌하고 활기찬 휴양을 추구하는 이들이 선호한다면, 이곳은 다소 조용하고 방해받지 않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누구나 꿈꾸는 풀빌라의 교과서에 가까운 곳. 역시나 올인클루시브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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