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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Jul 10. 2019

야생 동물의 천국, 라구나 국립공원에서

볼리비아 우유니 여행 - 2

우유니 투어 둘째 날, 본격적인 사막투어가 시작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금사막은 방대한 우유니의 일부일 뿐이다. 소금사막이 유명해짐에 따라 최근의 한국인 여행자는 당일치기 투어만 참여 하는데, 우유니를 제대로 보려면 2박 3일짜리 투어에 참여해야 한다. 소금사막만 보고 돌아간다면, 방대한 우유니를 일부만 보는 것이다.



아침에 숙소 앞으로 나가보니 라마와 알파카 떼로 가득하다.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라마와 알파카는 얼핏 보더라도 50마리는 족히 넘어 보인다. 라마와 알파카는 남미에서만 사는 동물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다. 볼리비아에 오면 흔하게 보는 장면이다. 우유니 소금사막을 지나 남쪽으로 계속 달릴수록 '야생동물의 천국' 라구나 국립공원이 가까워진다. 



크고 작은 호수와 협곡을 지나 아르볼 데 피에드라(Arbol de Piedra)라는 거대 버섯바위에 도착한다. 현지어로 '바위 나무'라는 뜻. 실제로 멀리서 사막에 홀로 서 있는 거대한 나무처럼 보인다. 허허벌판에 외로이 서 있는데, 오랜 세월 동안 바위가 바람에 깎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여행자는 다시 감탄사를 내지르며 차례차례 버섯바위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우유니가 유명해짐에 따라 이곳을 찾는 여행자가 늘었고, 자연히 그들을 태운 차량도 늘었다. 2012년 첫 여행 당시 대여섯 대가 움직이면 많은 편이었는데, 지금은 20대 이상이 움직일 때도 있다. 따라서 이런 명소에서 단 한 장의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치열하다. 모두가 어렵게 이곳까지 온 만큼 차례대로 찍는 것이 에티켓이다.



라구나 국립공원에서는 다양한 호수를 볼 수 있는데, 라구나 콜로라다(Laguna Colorada)는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현지어로 '붉은 호수'란 뜻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물빛이 조금씩 달라 보인다. 호수에는 수백 마리의 플라밍고(홍학) 떼가 목을 축이고 있다. 플라밍고는 라마와 알파카와 마찬가지로 남미의 대표적인 야생동물 중 하나다. 특히 볼리비아 남부의 호수에서 떼 지어 사는데,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다. 야생 플라밍고는 사람을 매우 두려워하는 것이 특징. 멋진 사진을 위해 조금씩 다가가지만, 금세 날아오르고 만다. 수백 마리의 플라밍고 떼가 날아오르는 군무는 몇 줄의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단연 압권이다.



솔 데 마냐나(Sol de Manana)라고 불리는 간헐천 지대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우유니 투어 3일차 새벽에 방문하는데, 일정 주기로 뜨거운 증기를 뿜어내는 장면이 장관이다. 간헐천의 증기를 보기 위해서는 새벽녘에 출발해야 하는데,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노천 온천이 있는데, 온천욕을 즐기고 싶다면 수영복을 미리 입은 뒤, 겉옷을 입고 투어에 나서는 것이 좋다.



칠레 국경에 자리한 라구나 베르데(Laguna Verde)는 투어의 마지막 포인트다. 만년설이 쌓인 휴화산과 투명한 호수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호수 정면에 우뚝 서 있는 리칸카부르 산은 현재도 화산활동을 하는 활화산. 당장 분화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라구나 콜로라다와 달리 이곳은 '녹색 호수'라는 별명이 있다. 투어에 참여한 여행자는 이곳에서 칠레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다시 우유니 마을로 돌아간다. 칠레로 넘어갈 경우, 아타카마 사막에서 넘어온 투어 차량을 바꿔 타는 것.



멀리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을 찾았다면, 당일치기 투어 말고 2박 3일짜리 투어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5년 사이 여행 패턴이 변한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다. 미디어가 소금사막만 조명했기 때문이다. 우유니에서 2박 3일 투어에 참여한 뒤, 자연스레 칠레로 이동해야 하는데, 당일치기 여행자가 많아 비좁은 마을이 우글거린다. 그러다 보니 칠레나 라파스로 떠나는 버스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여행자도 생기기 마련. 현직 여행기자가 감히 추천한다. 볼리비아 우유니를 찾는다면, 소금사막만 보지 말고 주변을 아울렀으면 좋겠다.




TRAVEL INFORMATION


볼리비아 - 남아메리카 중부에 자리한 나라. 북으로는 페루와 브라질, 남으로는 아르헨티나, 칠레와 접하고 있다. 수도는 라파스. 세계 최대의 소금사막인 우유니를 비롯해 광산도시 포토시, 백색도시 수크레, 정글도시 루레나바케 등이 유명하다.



우유니 스타라이트 투어 - 야간에 우유니 소금사막을 방문하는 투어 프로그램. 보통 일몰 시각에 찾아 노을과 야경을 보거나 새벽에 출발해 야경과 일출을 감상한다. 소금사막에서 만나는 은하수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한다. 좋은 화질의 카메라와 튼튼한 삼각대를 준비하면, 소금사막과 은하수를 배경으로 개성 넘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휴대폰과 손전등의 불빛을 이용해 아이디어를 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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