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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Aug 12. 2019

코리안몬스터 류현진 선발경기 직관 다저 스타디움을 찾다

얼마 전 미서부 로스앤젤레스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출장이 아닌 '순수 여행'으로 말이다. 파리와 런던, 조지아 등을 저울질하다가 즉흥적으로 LA행 항공권을 발권한 것은 몇 년 전 미국에 이민을 떠난 오랜 친구와 만나기 위해서였다. 휴가의 성격이 짙었지만, 오랜만에 LA를 찾기에 취재 일정도 잡았다. 할리우드 거리와 주요 박물관, LA의 주요 테마파크, 그리고 근교에 자리한 조슈아트리국립공원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결국 휴가로 왔지만, 절반 이상은 출장 일정이 된 셈. 여행작가의 삶이 늘 이렇다. 이쯤 되면 직업병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번 LA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다저 스타디움 방문이었다. LA다저스는 다운타운에 홈구장을 둔 메이저리그의 프로야구단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으로 한국인에게 가장 유명한 메이저리그 구단이다. '코리안 특급'으로 불리던 투수 박찬호를 시작으로 한때 최희섭과 서재응이 몸을 담기도 했다. 지난 2013년부터는 '코리안 몬스터' 투수 류현진이 LA다저스로 진출, 연일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더구나 오랜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지금,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이며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마치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방어율로 LA다저스 에이스 자리를 당당히 꿰찼고, 그 해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 후보로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그렇게 연신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던 6월 중순, 그의 선발경기에 맞춰 LA를 찾았다. 행운이었다.



생각해보니 야구 경기를 직관으로 보는 것은 24년만이다. 때는 1995년 5월 5일 어린이날. 초등학교(당시엔 국민학교) 6학년, 친구들과 잠실 야구장을 찾은 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해태와 OB의 경기로 기억한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두 팀은 기아와 두산이 되었고, 초딩이던 나 역시 30대 후반의 '아저씨(?)'가 되었다. 4월에 보스턴 출장을 다녀오면서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팬웨이파크를 찾았지만, 그때는 경기가 아닌 빈 구장 투어였다. 잠실 야구장에서 다저 스타디움이라니. 엄청난 간극이다.



상대는 같은 리그 소속의 콜로라도 로키스였다. 투수 류현진은 콜로라도 선수들을 맞아 고군분투했다. 초반에는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커터를 자유자재로 던지며 콜로라도 타자를 압도했다. 하지만 내야수들의 잦은 실책 속에 류현진 역시 흔들리기 시작했고, 크고 작은 안타를 맞고 말았다. 결국 3실점 하면서 6회에 불펜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3실점, 퀄리티 스타트라고 불리는 준수한 성적이지만, 최근 그의 말도 안 되는 행보 때문인지 지켜보단 관중의 눈은 높았다.



24년만의 직관인지라 류현진 선수가 승리하길 바랬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법이다. 양팀은 가용할 수 있는 투수를 모두 내보내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고, 결국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가 펼쳐졌다. 결국 11회 말, LA다저스의 신인, 알렉스 버두고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이 터졌고, 조용하던 다저 스타디움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바뀐다. 한 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는 경기였다.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보진 못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았다.



연장전까지 가는 약 5시간 정도의 경기. 3루쪽 높은 스탠드 최고층에서 관람했지만, 야구 경기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듣던 대로 LA 시민들의 야구 열정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그들은 시종일관 큰소리를 지르며 홈팀 다저스를 응원했고, 그 중심엔 투수 류현진이 있었다. 이제 시즌 절반이 지난 셈이다. 동양인 최초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선정되는 등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하반기 일정 역시 멋진 활약을 기대해 본다.



TRAVEL INFORMATION

다저 스타디움 - LA다저스의 홈구장. 뉴욕 브루클린에 있던 다저스 팀은 1958년 로스앤젤레스로 옮겨왔다. 이후 1962년에 지금의 구장을 지었고, 약 5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옛 야구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현대식 야구 전용구장. 1923년 개장한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 양키스타디움과 마찬가지로 사적 자금으로만 세운 경기장이다.



메이저리그 야구 관람 시 알아두면 좋은 점 - 여행자가 메이저리그 직관을 하게 된다면, 몇 가지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 일단 카메라는 반입할 수 있지만, 망원렌즈는 들고 들어갈 수 없다. 보통 보안검사를 할 때 제지를 당하게 되니 참고할 것. 일반적으로 야구장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지만 과음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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