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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Aug 19. 2019

서호의 아름다움을 담은 호텔,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2019년 1월 하노이 호텔여행에서는 총 7곳의 호텔과 숙소를 옮겨다니며 여행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호텔은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웨스트레이크다. 하노이의 1월은 나름 겨울이라 날씨가 좋지는 않았지만, 흐릿한 하늘과 서호가 어우러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머물던 시간은 호텔여행의 백미였다. 우선 하노이에 인터컨티넨탈은 두 곳이 있다. 하나는 시내 중심가에서 한참 떨어진 인터컨티넨탈 랜드마크72이고, 이번에 내가 머무른 곳은 외국인 거주자들이 모여 산다는 서호(west lake)의 호텔이다. 처음 하노이 여행 일정을 짤 때부터 서호를 넣어 두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이 호텔을 골랐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입구 밖에 대기하던 직원들이 안내를 해주었고, IHG 멤버를 위한 별도의 카운터가 있어서 대기시간 없이 체크인이 이어졌다. 또한 IHG 데스크에는 놀랍게도 한국인 직원이 있어서 한국어로 응대를 해 주었다. 이래서 이 호텔이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구나 싶었다.



인터컨티넨탈이라는 브랜드에 가지고 있던 개인적인 편견은, 사실 그동안 많이 허물어져 있었다. 인디고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현지 문화를 호텔 디자인에 많이 도입해 왔고, 요즘 생겨나는 인터컨티넨탈은 경쟁 호텔과 비교해서도 매우 유니크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체인 호텔은 천편일률적이고 진부하다는 공식은 이미 깨진 지 오래라는 얘기다.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웨스트레이크 역시 베트남 북부 고유의 문화를 곳곳에 담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과 편의성은 고루 갖추었다. 특히 객실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것은 대나무로 만들어진 커다란 조명이다. 라탄의 짜임새를 섬세하게 담은 침대 디자인과 너무나 찰떡궁합인 인테리어다. 나중에 집을 꾸민다면 이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조명이다. 이 호텔에서 전망이 좋기로 유명한 오버뷰 파빌리온(서호 위에 떠있는 건물 내 객실)은 습도가 높아서 여름에는 특히 좋지 않았다는 리뷰를 많이 봤다.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 객실을 선택하면 될 것 같다. 나는 1박뿐이라 예쁘고 조용한 객실로 충분해서 전망이 없는 저렴한 객실을 예약했다. 참고로 서호 전망은 조식 레스토랑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침대 옆 옷장을 열면 다리미 등을 비롯한 각종 비품이 빠짐없이 갖춰져 있는데, 그 와중에 눈에 띄는 것은 런드리 백 중에 드라이 클리닝 용 픽업 백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 여행에서 좋은 점은 아무래도 물가, 특히 서비스 물가가 저렴하다 보니 부담없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빨래감이 많지는 않아서 맡기진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여름 자켓 정도는 드라이를 해왔어도 괜찮겠다 싶다. 게다가 욕실은 들어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포인트 인테리어라 할 수 있는 사다리 모양의 타월 걸이를 중심으로, 요즘 유행하는 모노 톤의 욕실로 꾸며져 있다. 이번에는 1박만 한데다 저녁에 피트니스 센터와 사우나를 다녀오느라, 욕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지 않았던 게 못내 아쉽다. 2박 이상 머물면서 욕실에서 좀더 느긋하게 휴식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다.



객실도 욕실도 너무 좋았지만 하이라이트는 역시 조식 레스토랑이다. 고이꾸온부터 반미, 쌀국수까지 베트남의 맛을 모두 셰프들이 손수 만들어 주거나 DIY로 즐길 수 있다. 한국인의 비율이 높아서인지 비빔밥 스테이션과 한식 코너가 별도로 갖춰진 점도 인상적이다. 일단 따끈한 죽 한 그릇과 반미 한 조각으로 활기차게 아침을 시작해 본다. 눈 앞에 펼쳐지는 그림같은 서호의 풍경과 함께 아침을 먹고 있는데, 갓 구운 크로와상을 직접 들고 와서 접시에 놓아주니 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포트 채로 가져다 준 커피가 조금 쓴 맛의 베트남 커피여서 식사가 끝날 무렵에 혹시 원두 커피는 없냐고 묻자, '테이크아웃 컵에 담아 드릴까요?'라는 세심한 배려까지 잊지 않는다. 이런 수준의 호텔을 하노이에서 만나게 될 줄,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노이에서 내가 만난 호텔들은 대체로 서비스 수준이 높았고, 하나하나 경험해 나가는 과정에서 베트남의 잠재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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