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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띠 Feb 05. 2022

[딩딩리포트] 아마존의 눈물

2022년 2월 5일 /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도 미국 주가가 오른 이유

[ 아마존의 눈물 ]

밤 사이 미국의 10년 물 국채금리가 1.925% 까지 치솟았습니다.


국채는 나라가 발행한 채권인데요. 이걸 미국이 발행했다는 거니까..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가 되죠. 즉, 미국 국채는 미국한테 돈 빌려주고 이자 받는 증서인 거죠.


자, 한번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미국 채권을 파는 아지매가 계시다고 쳐 볼게요.

" 채권 사이소~ 고마 채권 좀 사이소~ 이자 1% 드릴게예~"


 자, 이러면 손님들이 채권을 사줄까요?


"마 아지매요~ 지금 물가가 3%씩 뛰는데  이자 1% 받으면 손해 본다 아입니까? 내는 안 살랍니다."


 이러면 물건이 잘 안 팔리죠? 잘 안 팔리면 딜을 해야겠죠?


"마~ 좋심미더~ 그라믄 이자 1.5% 드릴게예~" 

"그래도 안 사가믄 1.7% 드릴게예~.."

"에라 모르겠심더! 이자. 1.925% 드릴게예 ! 가져가이소!!"




시중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채권의 수익률이 점점 올라가야 팔리는 거죠.  

즉, 물가 상승에 따라 채권금리도 함께 오르게 됩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흔히, 다른 채권 금리의 기준 선이 됩니다. 그래서, 이걸 벤치마크라고도 하죠.

 

자, 원금이 100% 보존되는 지구 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자 상품인 미국 국채의 금리가 올라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원금을 잃을지 모를 주식을 살 사람이 줄어들겠죠?


더구나, 미국 주식 S&P500 지수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1.7% 선이었기 때문에, 주식에 넣어 놓고 기대할 수 있는 배당 수익보다 지금 미국 채권 수익이 더 높아진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채권금리가 오르면 보통 주가는 하락하는데요.

우리 IMF 당시에도 채권금리가 23%까지 치솟기도 했었습니다.


더구나 밤사이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46만 7천 개나 늘었는데요. 시장 예상치의 4배 수준입니다. 오미크론의 여파 속에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이죠.


경제 회복 조짐은 결국 금리인상의 명분을 준다고 말씀드렸었죠. 그러니, 채권금리 상승을 더 부채질한 겁니다. 금리가 오른다니 채권 금리도 더 쳐줘야 사가지 않겠어요?


고용도 회복세지, 채권 금리도 올랐지. 듣고 보니, 밤사이 이래 저래 주가엔 부정적인 지표들이 나왔죠?

자, 그러면 어? 그럼 밤사이 미국 주식도 빠졌겠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그만 밤사이 미국 주식이 확 올라 부렀습니다. 뭔 일이지?

나스닥이 이런 악재 속에서도 1.58%나 상승했고요. 다른 지수들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바로, 아마존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밤사이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이 실적 발표에 아마존 주가가 무려 13%나 급등한 겁니다.


그러면, 아마존 실적이 좋은 건가?

와, 아마존 실적이 무지 좋은 가 보다 싶은데...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쳤어요.  거의 간당간당했어요.
이번에 4분기 매출 성장이 9.4%에 그쳤거든요. 아마존이 전년대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니, 실적이 좋았다고 할 순 없는 상황인거죠.


그럼에도 그럼 왜 도대체 주가가 올랐느냐.

바로, 아마존이 가격 인상을 함께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가격을 기존 119달러에서 139달러로 4년 만에 올리겠다고 발표했거든요. 무려 17%나 확 올린 거죠.


그러니, 시장에서 반응이 나온 겁니다.

"그래 실적은 이 와중에 그저 그런데. 앞으로 가격 올린다니 믿어볼게"  
이런 반응이 아마존의 두 자릿수 주가 상승을 견인했고요.


아마존 주가가 급등하면서 어제 메타 쇼크로 무너졌던 투자 심리가 회복되어 기술주 전반의 상승을 불러온 겁니다.  넷플릭스, 스냅 등등의 주가가 모두 올랐습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가격을 낮추는 행위의 선순환 효과'를 강조한 경영철학으로 유명합니다.


가격을 낮추면 고객이 모이고, 고객이 모이면 규모가 커지고 규모가 커져야 다시 가격이 낮아진다.  이런 걸 '플라이 휠 효과'라고 부르는데요. 플라이휠은 공중에 떠 있는 바퀴라는 뜻으로, 한 번 힘을 받는 게 어렵지 일단 돌기 시작하면 별다른 힘을 안 들이고 바퀴가 계속 돌 수 있다. 뭐 이런 뜻으로 쓴다고 하네요.

아무튼 간에, 이렇게나 창업주의 경영 철학에서부터 낮은 가격정책을 강조해왔던 아마존이 눈물을 머금고 가격을 17%나 올리기로 결정했다는 건, 그만큼 인플레이션이 거세다는 의미일 것이고요.


그래서, 실적은 오히려 기대치에 못 미쳤는데도 가격 인상만으로도 매출 숫자는 확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주가로 그대로 반영이 된 것이죠.  그제 딩딩리포트에서  말씀드린 대로, 지금 아마존 주식의 상승은 인플레이션이 멱살 잡고 끌어올린 기업 가치 상승으로 봐야 하는 겁니다.


 값이 오르듯이 주식값도 같이 따라서 오른 거죠.

즉, 밤사이 아마존의 가격 인상 발표로 우리가 쥐고 있는 현금가치가 하락한 걸로 봐야 할 겁니다.

 

금리 인상 우려로 인한 주가 하락 압력보다, 물가가 멱살 잡고 끌어올린 힘이 더 컸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밤사이 우리가 쥐고 있는 현금 가치는 하락했고요.


이런 상황인데, 국제 유가는 밤사이 또 최고치를 갈아치웠어요.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서면서 100달러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일단, 어제는 베이징 올림픽이 조용히(?) 개막했는데 지난 2008년처럼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는 일은 다행히 없었고요. 밤사이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고, 지금 미국이 각국에서 유럽에 쏴줄 수 있는 가스를 조사 중이라고 하거든요.


일종의 '천연가스 조각모음' 중인데, 우선 밤사이엔

일본이 유럽에 천연가스(LNG)를 일부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행위들이 모두 국제유가 상승에 기여(?)한 걸로 보이고요. 물가 상승을 더 부채질 하겠죠.


그리고 어젯밤 11시부로,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는 이미 3만 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전문가들 예측으로는 '10만 명 시대'도 곧 올 수 있다고 하는데요.


어제 방역 당국이 브리핑을 하면서 묘한 뉘앙스를 남겼습니다.

일단은 어제 현행 거리두기 (6인 이하, 9시 영업제한)를 2주 더 유지하기론 했지만 바로, 오미크론을 계절독감처럼 관리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건데요.


슬슬, 코로나 출구를 찾는 모양새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 국제유가 충격이랄지, 반도체 절벽이랄지

공급이 막힌 상황에서 막힌 수요가 한꺼번에 풀리게 되고요.

당장, 해외여행 재개되면 항공 수요가 늘고, 그러면 기름값 더 오르지 않겠어요?

 

이것 역시, 물가를 더욱 가파르게 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69(2020년 100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3.6% 올라, 목표치를 훌쩍 넘어섰고요. 

지난해 10월 3.2% 오른 이후 4개월째 3%대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도처에 물가가 오를 수 있는 단서들만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니 아마존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겠죠?  


#미국주식 #나스닥 #아마존 #주가 #가격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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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튜브 딩딩대학 총장 염규현


https://www.youtube.com/channel/UCkuQopfKLCsEZ9oWEGmh0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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