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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띠 Feb 07. 2022

[딩딩리포트] 땅은 평등하다

2022년 2월 7일 /  우크라이나 전쟁 2월 안에 결판나는 이유

미국이 연일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말 내내 이런 흐름이 이어졌는데요.

일단, 현지시간으로 그제 미 육군 82공수사단이 폴란드에 도착했습니다.


공수부대는 영어로는 Airborne Force라고 부릅니다.

공수부대(空輸部隊)의 공(空)자는 공중이란 뜻이고요.
수(輸)자는 '보낼 수'자를 씁니다. 즉, 공중에서 보내는 부대라는 뜻이죠.


낙하산, 헬리콥터 등으로 위에서 침투하는 군대인 거죠.


스타크래프트로 치면 드랍십에 싣고 가서 드랍을 하는... ( 출처 : 구글 이미지 )


로이터 통신은 이런 미군 공수부대가 폴란드에 1700명까지 늘어날 거라고 밝혔는데요.


우크라이나 지척에 미군 공수부대가 잔뜩 모여 벼르고 있게 된 거죠. 또,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1천 명 정도도 루마니아로 전진 배치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왜 공수부대를 파견했을까? 이건 잠시 후에 살펴보고요.


이렇게 미군이 슬슬 행동에 나서니까 같은 날, 러시아는 마치 이에 대해 맞불이라도 놓듯이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보내 초계비행에 나섰습니다.


초계비행(哨戒飛行)


여기서, 초(哨)는 '망볼 초'자이고요. 계(戒)는 경계한다는 겁니다. 즉, 미군이 공수부대 투입하니까 혹시 드랍쉽이 군인들 싣고 오는지 보려고 핵무기 달고 망봤다는 거죠.


아무튼 무섭습니다.


오늘 새벽엔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또 전쟁 위험을 강조했어요. 뭐라고 했냐 하면 "베이징 올림픽 폐막 전에 침공할 수 있다" 이렇게 밝혔거든요.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가능(any day now!)'이라고 강조했어요.


얼마 전에 블룸버그는 "중국이 올림픽 기간 전쟁 자제를 요청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는데, 중국과 밀착 관계인 러시아가 올림픽 중에 진짜 전쟁을 일으킬까? 싶기도 하죠.


그런데, 미국이 이렇게 2월 전쟁설을 강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땅 때문입니다.

아니 땅이 뭐가 어떻길래 땅 때문에 2월 안에 전쟁이 난다는 거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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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땅이 녹아내리기 때문이에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냐.

잘 아시다시피 러시아 일대는 매우 춥습니다.  

그래서 겨우내 땅이 꽁꽁 얼어있어요.


그러다가 해빙기가 되면 땅이 녹아내리기 시작하는데,

그러면서 흐물흐물 흐물텅해지면서 진흙탕으로 변해 버립니다. 아니, 진흙탕이면 그냥 씻으면 그만인데, 이건 그 수준을 넘어서 아예 뻘밭으로 변해버려요.


이걸 '라스푸티차(Распутица)'라고 부릅니다.

라스푸티차는 10월 가을 장마철이나 3월 해빙기에 나타나는데요. 사람이 걷기도 힘들어진다고 하죠.

당연하죠. 뻘밭이니까.


이렇게 뻘밭으로 변한다는 거죠 ( 출처 : 구글 이미지 )

  

그래서, 역대 러시아에서 전쟁을 치르던 세력들은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말 그대로 '라스푸티차'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문자 그대로, 발목이 푹푹 빠지니까요.


2차 대전 시기, 독일이 소련의 뒤통수를 치면서 침공했을 때도 독일 전차가 라스푸티차에 빠지면서 진격이 늦어졌다가 겨울을 맞아 버려서 그대로 보급이 끊어지면서 패배했다고 전해지고요.


최악의 전투로 기록된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에서는 진흙에서 수영을 했다고 까지 하니까요.

라스푸티차를 '진흙 장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


그보다 앞서 1800년대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 나섰을 때도,'라스푸티차'가 발목을 잡았어요. 당시엔 전차 대신 말을 탔는데.. 말들이 진흙탕에 푹푹 빠져버리면서 역시 보급이 어려워졌죠.

전차도 빠지고, 말도 빠지고..  모양도 빠지고.. ( 출처 : 구글 이미지 )


그래서, 러시아는 3월이 되면 천연 요새(?)로 변하는 거죠.

이 '요새'를 유일하게 극복한 건 몽골 기마병 정도였죠.


몽골 유목민족은 일단 추위에 익숙하기 때문에 겨울 전쟁을 선호했고요. 그래서, 땅이 녹기 전에 이동해서 전쟁을 수행했다고 하니까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다고 전해지죠. < 이 얘기는 나중에 또 차차 하기로 하고.. >


러시아에는 아직도, 몽골 기병 트라우마가  지독하게 남아있죠.


아무튼 이렇게 일부의 경우를 빼고는 러시아를 지켜줬던 '라스푸티차'이지만, 

문제는 이 땅은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다는 거죠.


이제는 방어하는 입장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입장에서 러시아 군은 '라스푸티차'가 오기 전에 전쟁을 개시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미국에서도 러시아의 날씨와 지형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고요.


미군이 주말 사이 공수부대를 파견한 이유도 워낙 거리가 멀어 작전 범위가 커서 이기도 하지만, 라스푸티차로 인해 상태가 나빠지면 고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사시 아예 군대를 실어다 러시아 군의 후방에 '드랍'을 하려는 걸로 보이는데요.


미국의 우려 속에 일단 올림픽은 개막했는데요.


지난 2008년엔 러시아가 베이징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조지아를 침공했던 전례도 있는 만큼 올림픽 개막식 때부터 우려 속에 지켜본 전문가들도 많았는데, 일단 개막식은 별 충돌 없이 지나간 상태입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국 때문에 기다려 준다고 치면,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은 2월 20일에나 열리는데,

올림픽 끝나고 어영부영하다 보면 금방 3월 되지 않겠어요?


그래서, 미국도 러시아의 공격 개시 시점을 2월로 보고 있는 것 같고요. 바꿔 말하면 2월만 잘 넘기면 전쟁위기를 오히려 넘길 수도 있는 게 아니냐.


이런 극단적인 해석도 가능하죠.

그래서, 2월을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고요.


다만, 라스푸티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나폴레옹 때처럼 말을 타는 시대도 아니고요.  지금 군사 기술도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예전 같지는 않겠죠. 미사일 날리면 되니까요.


그럼에도, 러시아는 지금 병력의 70%인 11만 명가량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시키며 지상전을 준비 중인데, 경우 땅이 흐물텅해지는 전력에 타격을 됩니다.


히틀러의 독일이, 나폴레옹의 프랑스가 그랬듯이

푸틴의 러시아도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땅은 평등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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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튜브 딩딩대학 총장 염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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