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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띠 Feb 11. 2022

[딩딩리포트] 2% 돌파

2022년 2월 11일 /  미국 물가 발표에 국채금리가 치솟은 이유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습니다.


밤사이, 미국에서는 1월 소비자 물가(CPI)가 발표됐습니다.

딩딩리포트가 신기(神氣)가 있는 건지, 입이 방정인 건지,

어제 우려했던 대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치가 발표되었습니다.  


무려,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7.5%로 나왔어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1982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말 본 적 없는 수치인 게 맞아요.


https://www.yna.co.kr/view/AKR20220210186051072?input=1195m


쉽게 말해, 70년대, 80년대  1,2차 오일쇼크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20세기 우울한 터널의 끝자락에서나 보았던 민생고가 재현되는 걸까요?



오일쇼크 때는 한국에서도 헬게이트가 열렸었어요 ㅠㅠ



어라? 그런데 제목이 좀 이상하죠?


물가는 7.5% 올랐다면서 제가 제목에는 

<2% 돌파>라고 떡하니 써놓았으니까..


사실 이건 물가 얘기가 아니고,

미국의 국채 금리 이야기입니다.


물가가 튀면서, 밤사이

미국의 국채금리가 급등했거든요?


오늘은 그래서, 물가와 국채금리.

그리고, 주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좀 해보도록 하죠.





자, 여기에 미국이 발행한 국채가 있습니다.

국채(國債), 사전을 찾아보면

'나라가 지고 있는 채무'라고 되어 있습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6453&cid=43667&categoryId=43667


즉, 나라가 진 빚이에요.


나라가 세금 걷어서 살림살이 운영하지만
나라도 돈이 모자라면 돈을 빌립니다.


그런데, 그냥 빌리면 아무도 안 빌려주겠죠?


그래서 이자를 줘요. 그래서, 야 내가 너한테 얼마 빌렸지?

앞으로 이자 얼마 붙여줄게 하고, 증서를 써줘요.


이걸 채권(Bond)이라고 합니다.


돈 빌려주면 제일 걱정되는 게 얘가 갚을 수 있을까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돈 빌려가는 애가 미국 정부라면? 돈 떼먹을 일은 없지 않겠어요?


그래서, 미국 국채는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자산으로 꼽힙니다.


미국 국채는 미국 재무부의 앞글자를 따서 Treasury Bond라고 씁니다. (출처 : 구글이미지 )


자, 그래서 채권을 사면 이자를 꼬박꼬박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한테 꼬박꼬박 이자를 받죠. 아~~  주 안전하게!


이렇게 채권에 적힌 금리를 표면금리(Coupon Rate)라고 합니다.  즉, 이건 정해진 이자입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076368&cid=42107&categoryId=42107





자, 이제 한번 생각해보시죠.

표면금리가 연 1%인 채권 A가 있다고 칩시다.


이 채권에는 1% 이자가 붙으니까 1억 원짜리를 사면

1년 뒤에 1억 1백만 원으로 돌려받을 수 있겠죠?


자, 이건 세상에서 제일 안전해요. 원금을 잃을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여기까지는 이해되시죠?


자, 그런데 갑자기 경제가 안 좋아졌어요.


주변에 갑자기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하고,

대기업은 부도가 나고 이런 경제 위기가 왔다고 쳐볼게요.


코로나19로 찾아온 경제위기 상황도 초기에 국채 수요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지겠어요?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들이 위험한 사업에 투자를 하려고 할까요? 아니면 가장 안전한 채권을 사려고 할까요?


당연히, 경기가 안 좋으면 안전한 쪽으로 돈이 쏠리게 됩니다. 자,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어요?


제가 채권 A를 들고 있는데, 서로 이 채권을 사고 싶어 하니까 채권의 가격이 슬금슬금 올라갑니다.


서로 사려고 난리인데, 제가 1억에 산 걸 1억에 팔까요?

당연히 웃돈, 피를 붙여서 팔겠죠? 그럼 저는 가격을 슬슬 올립니다.  그러다 보면, 저는 1억 원에 채권을 1억 50만 원에 수도 있겠죠?


자, 제가 홍길동이라는 사람한테 이렇게 팔았다고 쳐보자고요. 그럼, 저는 50만 원의 차익을 봐서 당연히 개꿀이겠죠?


그럼 이걸 사간 홍길동은 손해를 보느냐? 그건 아니에요.

홍길동 아저씨는 저한테 사간 채권이 만기가 되면  나중에 1억 1백만 원을 돌려받잖아요.


그럼 비록 1%의 표면 이자인 100만 원은 다 못 챙겨 받더라도  최소 50만 원은 리스크가 전혀 없이 건져갈 있잖아요.


제가 처음 살 때는 1% 짜리 채권이었지만,

그럼 이 사람의 수익률(yield)은 0.5%로 떨어진 셈이죠?


자 바로, 이 수익률. 이게 흔히 말하는 '국채금리'입니다.



그래서, 국채금리 그래프는 표면금리가 아니라 yield curve 랍니다. 표면금리는 고정이라 변할 수가 없지만 수익률 곡선은 계속 변하게 되죠.


그러니까, 채권에 적힌 보장된 금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가격이 조정되면서 변동된 실수익률을 의미하는 겁니다.


다시 정리해보면, 경기가 어려워지고 장사가 안 되면 사람들이 안전한 채권을 찾게 되고  그러면 웃돈을 주고 채권을 사 가기 때문에 채권의 실수익률.  즉, '채권 금리'는 내려가는 거예요.


자, 바로, 그래서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한 뒤에

경제가 어려움을 겪었던  2020년 3월 미국의 국채금리(실수익률)은  0.498%까지 떨어졌더랬습니다.


이렇게 수익률이 0%대까지 내려가고, 만기 때 쥐는 돈이 거의 없으면  사람들이 어느 순간 채권을 안 사고 주식으로 몰리겠죠?


그래서, 채권 수익률. 즉, 채권금리랑 주가는

보통 반대로 움직여요.


채권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대개 하락합니다.

채권금리와 주가의 관계,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게 보이시죠?

.




자, 이렇게 코로나19로 미국의 채권 금리가 바닥을 쳤었는데,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물가가 오르면서

슬금 슬금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일까요?


자,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쳐볼게요.

지금 막 물가가 7.5%씩 오르고 있는데..


1% 표면이자율이 적힌 채권이 매력이 있겠어요?

아니, 지금 물가 오른 만큼은 줘야지.


이걸 누구 코에 붙여? 이런 생각 들지 않겠어요?

그래서, 채권을 아무도 안 산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채권 가격을 낮춰야 팔립니다.


"물가가 오르면 고정된 이자를 주는 채권도 잘 안 팔립니다."


즉, 채권에 아무도 관심이 없어지니 이젠 제가 아까 그 1억에 산 채권을  9900만 원에 울며 겨자 먹기로 팔 수밖에 없는 거죠. 이번에는 이순신이란 투자자가 이걸 9900만 원 헐값(?)에 사들였다고 쳐볼게요.


자, 아까 홍길동은 웃돈을 주고 사는 바람에 수익률이 0.5%까지 떨어졌지만 이번에 채권을 싸게 산 이순신은 9900만 원에 사서 나중에 이자를 1억 1백만 원 받잖아요.


그럼 만기에 200만 원 이득이죠?


그럼 이순신의 수익률은?

[1억 원 / 1%짜리] 채권을 100만 원 싸게 샀으니까

실 수익률은 2% 가까이 나온 거죠.


즉, 똑같은 미국 국채인데 홍길동이 살 때만 해도 국채금리가 0.5% 였던 게,  물가가 올라서 국채 수요가 변하니까 이순신이 사갈 때는 2%로 치솟은 겁니다.


아래 기사처럼 우리나라도 물가가 많이 오르니까

우리 국채금리도 마찬가지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어요.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202070293&t=KO


지금, 밤사이 벌어진 일도 딱 그런 상황이에요.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울 때 국채금리는 하락했고요.

주식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각국이 마구 돈을 풀면서 돈의 값어치가 사라지고,

점점 물가를 끌어올리기 시작을 했고요.


그러면서 채권금리도 슬금슬금 올랐습니다.



0.498%까지 떨어졌던 채권금리가 이미 3배 이상 올랐었는데.. 밤사이 2% 벽도 넘은 겁니다.


물가상승률이 매달 그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급기야
어젯밤에는 무려 7.5%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발표가 되니까.....


채권 시장에서는 "야, 이거 채권 쥐고 있다가는 가만히 앉아서 손해 본다." 이러면서 채권을 팔아치운 거고요. 그러니까 채권이 안 팔리니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채권의 실수익률, 이른바 채권금리가 급등한 거죠.


채권 금리는 주가랑 보통 반대로 움직인다고 했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주식 시장은 어떻게 됐을까요?


다우 존스는 1.47% 하락했고요.

나스닥 지수는 2% 넘게 빠졌습니다.


어제 2022년 2월10일자 딩딩리포트에서

제가 '혓바닥 호재'가 오래가기 어려울 수 있다.


오늘 새벽 미국 물가지표 나오면 미국 증시에

충격이 올 수도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공교롭게도 밤사이 그런 모양이 나왔고요.


https://www.sedaily.com/NewsView/2623L59YLV


또, 제가 기술주들이 금리에 더 취약하다는 말씀도 드렸었는데, 밤사이 미국 주식의 하락폭을 보면 국채금리 상승 추세에 따라  벤처기업들 기술주가 모인 나스닥이 더 큰 타격을 입은 걸 알 수 있죠?


나스닥 뜻 모르셨던 분들은 다시 한번 뜻 확인하고 가시고요.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rkb02a023




그래서 밤사이 상황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면


(1) 미국 정부에서 1월 소비자 물가지수를 발표했는데 그게 7.5%가 나왔다.

(2) 근데 40년 만에 최고치였다.

(3) 물가가 올라가면 채권을 아무도 안 사간다.

(4) 그러니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

(5)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채권수익률 흔히, 국채금리라 부르는 게 올라간다.

(6)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2%를 밤사이 넘겼다.

(7) 그러니, 주식 시장은 흔들렸다.

(8) 특히, 금리에 취약한 나스닥이 더 많이 흔들렸다고 이해하시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다 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이 더 빠르고 가팔라질 수 있는데,

일단 3월 인상은 거의 100%로 보이고요.


아, 그리고 오늘 국채금리 설명 길게 하느라 이야기를 못했는데, 밤사이에 '혓바닥 악재'도 나왔습니다.


이것도 어제 딩딩리포트에서 우려했던 내용인데 그대로 재현이 됐습니다.

< 무슨 소린지 궁금하시면 어제 딩딩리포트를 읽어보세요 >


연준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불러드 이사가 기준금리를 4개월간 1%p 올려야 한다고 말했거든요. 3월부터 올리기로 했는데, 1%p면 매달 올린다는 얘기거든요.


이 발언 또한, 주식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economy/2022/02/11/HUTOLCANFZFPNC3GV4ITPRX26M/?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이러다가 국채금리 뿐 아니라 기준금리도

2% 돌파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유튜브 딩딩대학 총장 염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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