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를 던지고 나오면 후련할 줄 알았다. 아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까웠다. 날아가 버린 내 월급이.
한 달 한 달 백수의 시간이 쌓일수록 손해 보는 느낌이었다.
‘지금 이 시간, 일을 했다면 내 통장은 훨씬 더 불어나 있을 텐데..’
이런 생각이 편안한 휴식을 방해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나는 몸이 안 좋아서 사표를 썼다.
글을 쓰는 일이라 줄곧 앉아 있어야 했기에 만성 요통에 시달렸다.
스트레스도 한몫 작용했을 것이다.
아파서 그만뒀는데도 돈 때문에 후회했다.
‘아픈 거 좀 참을 걸. 그럼 돈을 더 벌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심지어 돈을 벌지 않는 내가 못 견디게 미워졌다.
한심하게 느껴지고 쓸모없게 여겨졌다.
당연히 우울해졌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돈 벌려고 태어났나?’
그건 분명 아니다.
사람은 돈 버는 기계가 아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회도, 타인도, 나 자신도
스스로를 돈 버는 기계로 취급하게 된다.
멈춰야 한다. 돈은 수단이지 목적이 되선 안 되니까.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다.
그러려면 자신을 도구처럼 다뤄선 안 된다.
스스로를 존중해야한다.
도구가 아닌 생명 그 자체로서,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