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이 없는 시간, 나를 브랜드로 만드는 법

SWOT으로 나를 탐구해보기

by 삐탐

이제는 남이 만든 배에 탈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이제는 내가 나의 배를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SWOT으로 나를 탐구해보기로 했다.


SWOT은 기업 전략을 세울 때 자주 쓰이는 분석 도구다.

Strengths(강점), Weaknesses(약점), Opportunities(기회), Threats(위협).

네 가지를 통해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을 한눈에 정리한다.

원래는 경영학에서 시작했지만,

삶을 돌아보는 도구로 써도 흥미롭다.


Strengths: 나의 강점

나는 탐구자다.

호기심이 많다.

그런데 조금 삐딱하다.

탐구하다 보면 길이 어긋나고,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대학에서는 미술을, 대학원에서는 미술사를 공부했다.

순수미술의 세계는 무한한 자유였다.

그러나 그만큼 대중과의 소통은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한 예술을 찾았다.

그때 열린 문이 드라마였다.

허구의 세계에 몰입하는 일은 즐거웠지만

노동 강도는 엄청났고 보상은 초라했다.


결국 나는 직장인이 됐다.

경영학을 연구하는 회사에서 일하며 깨달았다.

성공은 남보다 우월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최근에는 고전을 콘텐츠로 만드는 회사에 있었다.

책 속에서 길을 잃고, 동시에 길을 찾았다.

읽고, 쓰고, 정리하는 과정이 나를 자라게 했다.

그곳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러니 나의 강점은 이것이다.

다양한 세계를 경험했고, 그것들을 연결할 수 있다는 것.


Weaknesses: 나의 약점

하지만 그것은 약점이 되기도 한다.

어느 한 분야도 깊이 파고들지 못했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했다.

그렇다면 내게 남는 건 없는 걸까.

아니다.

나는 여기저기 성실하게 굴렀고,

그 덕분에 남다른 이끼가 끼었다고 믿는다.

약점은 살살 다루고 싶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용기와 자존감이니까.


Opportunities: 나에게 열려 있는 기회

세상은 창작자에게 많은 무대를 열고 있다.

브런치, 인스타툰, 자비출판, 웹소설…

내 경험을 콘텐츠로 녹여낸다면

독자와 닿을 수 있는 길은 많다.

‘삐딱한 탐구자(삐탐).’

이 캐릭터로 세상에 나아간다면

나는 나다운 방식으로

무언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Threats: 나를 위협하는 것들

물론 시장은 이미 과열됐다.

내 글이 묻히는 건 순식간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위협은 나 자신이다.

성과에 집착하거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다면

내 이야기는 끝내 길을 잃고 말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배를 만든다

SWOT을 해보니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것들을 연결할 수 있다.

예술과 경제, 철학과 현실,

일상과 자본을 잇는 사람.

나는 그런 창작자가 될 수 있다.

나의 배는 이제 막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미약하고 불안하다.

그러나 이 시간조차 탐구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기록이,

이 에세이이자 나의 브랜드가 될 것이다.


명함이 없을 때, 우리는 오히려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는지도 모른다.


#브랜딩 #자기탐구 #정체성 #명함없는시간 #삐딱한탐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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