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으려 합니다.
가슴이 옥죄어 온다.
불안이 온몸을 감싼다. 고통스럽다.
이렇게 감정이 실린 문장을 써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한동안 나는 머리로만 글을 써왔다.
세무사, 철학자, 전문가들의 글을 다듬고,
어려운 책의 핵심을 요약해 고치는 일을 했다.
그럴수록 내 두뇌는 단련되어 갔다.
기억력도, 판단력도 좋아진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다.
인간은 제아무리 영리해져도 결국 상황에 지배된다.
나 역시 그 안에 있다.
존재의 의미를 잃고,
나이라는 맹수에게 쫓기고 있다.
침착하던 나의 모습, 강인했던 나의 모습은
잠시 스쳐간 환영이었을까.
이제는 갑옷을 잃은 노인처럼
한없이 약해진 자신을 본다.
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다.
재미도, 흥미도, 의미도 느껴지지 않는다.
안절부절 못하는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떤 정신적 영양제가 나를 되살릴 수 있을까.
그래서 그림을 다시 보려 한다.
미술사학과 시절, 머리로만 해석하던 그 그림들.
이제는 그저 감각으로 느껴보려 한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음미하며,
머리는 잠시 쉬게 하려 한다.
판단을 멈추고, 느낌에 충실하려 한다.
바람을 느끼고, 물을 느끼고,
강아지의 부드러운 털을 느끼고,
엄마의 따뜻한 품을 느끼고,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며
감동과 감사를,
삶의 생기와 의미를 되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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