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o1

리스본에서 포르토 가던 날

by 성포동알감자

비온 뒤라 하늘이 맑았다. 부시다 못해 눈을 찌르는 햇살이 따뜻했다. 맑아진 리스본 동네는 햇빛을 받아 옹기종기 귀여웠다. 맑은 리스본을 2시간만 보고 떠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근교 도시도 못 가보고 그래도 포르토로 가야 했다. 어쩔 수 없지. 다음에 또 와야지.

툭툭이!
경찰서

구시가지를 지나 기차역으로 천천히 걸어 도착했다. 역에서 포르토행 기차를 기다리는데 한 승무원이 어설픈 영어로 포르토 가냐고 물어본다. 혹시나 양아치인가 싶어 경계한 상태로 이유를 물어보니 포르토행 기차가 일정이 바뀌어 직접 알리는 중이란다. 직접 기차 변경을 알리는 승무원. 전광판에 띄우지 친절한데? 티켓을 변경하고 한 시간 연착된 포르토 기차를 다시 기다렸다.

한국 지하철역에서 십분이라도 기다리면 지겨워 미쳐 폰을 열번은 껐다 켜는데 여기선 에그타르트 3개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 한 시간을 기다려도 지겹지다 않았다.

기차 타고 세 시간쯤. 기차역에서 강을 끼고 보이는 포르토 전경이 예사롭지 않았다. 역시나 언덕으로 이루어진 동네다. 짐을 풀고 오늘에 할 일 -> 석양 보기로 정하고 밖을 나섰다. 다리 위를 올라가고 싶은데 계속 다리 밑에서 서성거렸다. 사람들을 따라 케이블카 비슷한 걸 타고 따라탔다가 도로 길 잃은 자리로 돌아오기도 하고... 다리 근처에서 얼마나 서성였던지 스스로가 황당해 대 폭소를 했다.

가지런한 집이 좋았다. 넓게 트인 강과 수직으로 쌓인 집에서 각자에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

바람은 점점 차가워지고 내 몸도 굳어갔지만 다리 위에서 해가 질 때까지 서 있었다. 세상이 곧 잠잠해질 시간이라 말없이 하늘만 쳐다봤다. 복작복작 퇴근시간인 이 동네도 곧 조용해지겠지. 모두 집에 들어가 밥을 먹고 티비를 보겠지.

군밤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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