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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Dec 08. 2019

늦은 여름휴가, 강원도 인제

돌멩 감성 백담사

 고성에서 하룻밤을 자고 바다를 즐기다 오후쯤 인제까지 들러 백담사에 들렀다.

 백담사는 전용버스를 타고 계곡길을 지나야 만날 수 있는 절이다. 몇십 년 전인가 몇 년 전인지는 모르겠던 시절엔 차가 들어갔었고 계곡 곳곳마다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삼겹살을 구워 먹어 골치 썩던 곳이라고 한다. 백담사를 가려면 길도 많이 막혔고 특히 고기 굽는 사람들 덕택에 환경오염으로 애먹다가 백담사 주민들이 계곡 입구에 전용 주차장을 만들고 전용 버스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게 바꾸었다. 음식은 주차장 근처에 주민들이 만든 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게 했다. 그렇게 백담사 주위엔 환경도 되찾고 주민도 살았다 라는 상생 발전소 김광수 소장님이 해주신 이 이야기가 뇌리에 박혔을까... 네 그런 곳에 왔습니다.

 여름휴가 때는 버스를 몇 대나 보내고 들어온다는데 늦은 휴가와 평일의 조합으로 바로 버스를 타고 백담사에 들어왔다. 나와 친구가 평균 나이를 40살쯤 낮춘 듯싶다. 꾸부정한 할머니가와 중년 여성 동호회 모임 분도 있었다.

 백담사가 전두환 유배지로 유명한 게 슬프다... 절에도 전두환이란 이름 대신 제11대 대통령이 있던 곳이라고 적어놨더라고 ㅋㅋㅋㅋ

기왓장에 소원도 빌었다.

 백담사는 계곡의 돌탑 풍경으로 유명하다. 징그러워 보일 수도 있고 내 눈엔 귀여웠다. 현세에 소원이 많고 마음을 다스리러 여까지 와서 이 계곡에 돌탑을 쌓았다고 생각하니 지나간 사람들의 마음이 대단해 보였다. 내가 바라는 것들은 아직은 사소하 생각이 들어 돌탑 쌓을 생각도 안 들었다. 깨끗하고 차가운 얕은 계곡 물속을 걸어 다녔다. 무수한 돌에서 사람들의 염원을 느끼며 물의 정령 인척 하다가 지나가던 아저씨가 놀지만 말고 너도 마음의 수양을 하면서 돌이나 쌓으라고 오지람 잔소리도 하더라고. 여하튼 한국적이고 신비로운 곳이다.

 절 안 찻집에서 십전대보탕으로 따뜻한 기를 보충했다. 깨끗해진 정신(발)으로 휴가를 마무리해야다. 슬프다. 다시 더러워지러 속세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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