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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Dec 15. 2019

가을 경주 1

무덤 뷰가 멋있다

 어쩌다가 포상으로 강제휴가를 받았다. 무조건 쉬어야 하는? 좋은 건지 불공평한지 모르겠는 휴가.

 좀 편히 쉬게 하지 또 해외는 안된다 한다.

 쳇 그래. 쉬는 게 어디야. .

 나는 사부작사부작 걸을만한 곳을 찾았다. 오래간만에 혼자 여행하고 싶었고 갑분휴가라 혼자 갈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갈지 고민했지만 막막해져서 강제휴가 당일에 정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급작스레 경주에 갔다.

 버스를 잘 못 타서 교통으로 기차를 택했다. 동대구에서 환승해서 갔다. 환승하는데 한 시간 여유가 있어 동대구역에서 점심만! 해결하고 갔어야 했는데 그 짧은 시간에 밥도 먹고 뽑기도 했다. 잘못된 만남으로 여행 초반부터 충동적 탕진이다. 탕진잼탕진잼탕진잼.

 일요일 오후 늦게 도착한 경주. 사람들 좀 빠졌겠지 라는 착각으로 요즘 핫한 핑크 뮬리를 가장 먼저 보러 갔다.

 그거슨 크나큰 착각.

 첨성대 근처에 북적북적 사람들이 모여있다. 바로 핑크 뮬리를 보러 온 관광객들 and me. 실물의 핑크 뮬리는 먼가 대머리 느낌(?)이지만 사진빨이 정말 잘 받는다. 그래서인가 사람들줄 서서 사진 찍는다. 첨성대도 황리단길도 터지고 일요일 늦은 오후인데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그래도 점점 사람들은 제 갈 길로 돌아갔고 경주의 거리는 한산해져 갔다. 가을빛이 내리쬐는 경주는 처음 보았다. 이것이 진정한 한국 정서라고 감동하며 천히 돌아다녔다.

 숙소 근처에서 시골밥상 느낌의 이른 저녁을 먹고 초저녁 잠을 쭉- 잤어야 했는데 자다 깨버렸다. 갑자기 멍하더니 기운이 넘쳤다. 그래서 동굴과 월지까지 파워워킹으로 다녀왔다. 꽤 멀더라고 쉬었어야 했는데 체력을 간과했다. 하지만 동굴과 월지의 밤은 화려했다. 이런 장소에서 DJ 파티하고 막걸리랑 전통주 좀 큰 소주잔에 담아 마시고 춤추고 놀면 즐겁겠다는 상상도 해봤다. 그러다 술에 미친 사람들 취해서 물에 토하고 빠지고 그러겠지......

 강제휴가 첫날부터 무리해서 걸은 날이었다. 담날은 쉬엄쉬엄 다녀야겠단 결심을 하며 주 첫날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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