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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Sep 01. 2020

남해 금산 보리암

인생 삼세번

 나는 남해에 3번째 왔고 3번째 다 장마다. 남해는 나에게 맑은 하늘을 보인적이 없다. 언제나 산신령이 나오는 흐린 날과 폭우만 보여줬다. 남해 주민들은 남해 날씨가 이렇지 않은데 너만 오면 비가 온다고 나에게 아메온나라고 부른다. 보리암을 맑을 때 봐야 멀리 산세와 바다가 보인다는데 나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보리암만 보았고 이번에도 포기한 마음으로 독일마을에 쿤스트라운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비나 다봤다.

 예전에도 이 카페가 가장 컸는데 돈을 더 버셨는지 옆에 빵집도 차리시고 뒤쪽 공사도 해서 주차장도 생겼다.

 와 사장님 짱!

 독일마을은 독일로 간 간호사들이 귀국하면서 정착한 마을이다. 자세한 건 남해 독일마을. com에서 확인!

 유럽 느낌 집과 정원을 감상하며 산책하기 좋은 곳. 요즘은 주말에 사람이 터져서 복작복작한 곳. 맥주 한잔 때리며 멍 때리는 곳이다. 독일마을에서 10분만 더 가면 미국마을이라고 아직은 뭔지 모를 관광지도 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었고 맥주 대신 커피를 마시며 한가롭게 비를 바라보다 배가 고파져 남해에서 꼭 먹어야 하는 달반늘 장어집으로 향했다.

 장어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달반늘 장어는 꼭 먹는다. 구워줘서 제일 좋다. 양념보다 소금구이가 더 좋다. 집 반찬 같은 반찬이 나오고 가끔 고구마나 옥수수도 주신. 이번엔 떡이 나왔다. 동네 주민들이 밥 먹으러 가는 백반집 느낌이었는데 배용준이 방문한 후로 유명세를 탄 것 같다. 리모델링도 하시고 가게가 깔끔해졌다. 여전히 맛있다!

 그런데 밥 먹다 흐린 날이 갑자기 잠깐 맑은 기운이 보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밥을 후다닥 먹고 보리암으로 호다다다닥 달려갔다.

 드디어 해가 떴다!!!!!!!!!

 보리암은 차를 타고 3킬로쯤 산길을 오르고 도보로 산길을 15분 정도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다가온다. 내 머리 위에서 구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 해는 살아있다. 불안한 눈빛과 빠른 발걸음으로 산길을 파워업 해서 올라갔다.

 술에 취하지 말고 자연에 취하세요.

 보리암은 한국 4대 관음성지로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 여수 향일암이 있다. 그리고 난 3곳을 다 보았다!(자랑)

 하지만 쾌청한 보리암을 본 것은 처음이다. 하늘이 세 번의 기회를 주셨구나 생각해봤다. 멀 하든 삼세판이지. 신이 있는 것을 믿지만 어떤 신도 믿지는 않아요. 뭔 소리지? 여하튼 부처님. 감사합니다.

 금산의 산과 바다가 눈 안에 꽉 찬다. 트인 풍광을 보 최대한 속세 멀어지려 노력했으며 근심을 내려놓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다가온다 다가온다 구름 is coming.

 으아니! 내가 아메온나라니! 머리위의 구름이 잠시 멈췄다 금 금산을 덮었고 한치앞도 보이지 않았다. 함께 간 친구들이 넌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아직 무의식을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나는 현생하는 비의 신일수도 있다. 하..... 30분이지만 정말 감동적이고 행복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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