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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Jan 27. 2021

양양 죽도정, 경포대 테라로사

양양하면 서핑

*7월 26~27일(일~월)

 2.5단계 이전에 다녀왔습니다.

 (방송이나 유튜브 보면 넣길래 넣어봄ㅋㅋㅋ)

 코로나이지만 나는 바다가 보고 싶었고 친구들도  서핑이 하고 싶다길래 강원도 양양으로 짧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일요일에 출발해 길은 안 막혔는데 태풍이 오고 있었.

 와! 비 온다! 비 오는 날 물놀이가 재밌다곤 하지만 풍랑이 어마어마해 수영은 금지였다. 다행인가 서핑은 가능했다. 다행인 건가?

 서핑까지 시간이 남아 죽도해변을 산책했다. 홍대인 줄. 카페거리인 줄. 아름답고 몸 좋은 청춘남녀들본인을 뽐내며 돌아다닌다. 부지런하고 부러운 것들이다.

 맘에 드는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졌지만 어느 감성 카페처럼 자리는 불편하고 커피는 맛없고 가격은 비쌌다. 관광지니 이해하자! 서핑 시간이 다가와 친구들을 서핑하러 갔고 나는 저질체력이라 서핑을 건너뛰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어디 갈까 하다 들른 죽도정. 입구에 있던 고양이 불상. 스님이냥.

 죽도정에 철조물로 된 바닷길이 이어져 있는데 태풍 때문인지 파도 소리가 귀를 뚫고 머리가 울렸다.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하지만 예쁘고 차분한 바다를 좋아하나 보다. 깜깜한 밤바다 혹은 어둡고 파도가 강한 바다는 너무 무섭다. 바다가 나를 삼켜 죽일 것 같다. 영화 박쥐처럼 대왕 해충과 이빨이 날카로운 고래가 나타나 나를 먹을 거 같은 느낌이다. 이 날은 다들 서핑이나 하지 죽도정은 있는지도 모를 거다. 가는 길에 나 혼자여서 더 무서웠다. 그래도 정복하겠다는 마음으로 호다뛰어갔다.

 죽도해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니 해변에서 보던 수많은 서퍼들이 개미처럼 보였다. 힘내라 개미들아! 모래를 먹으며 생존 서핑을 배워라! 라며 높은 곳에 있는 자의 우월함과 무서운 파도를 지나쳤다는 이상한 승리감을 느끼며 서 있었다.

 죽도정 곳곳엔 히든 스님들이 많은데 소소하게 귀엽다. 고양이 와불상에 이어 킬포다!

 친구들은 모래가 되어 돌아왔고 저녁시간이 되어 대충 요기를 때우고 숙소로 돌아와 삭신을 노곤 노곤하게 달랬다.

 다음날은 일정이 없어 강릉 두부 거리까지 나갔다. 휴가철이라 어디든 사람이 많았다. 아무 두부집 들어가서 짬뽕 두부를 먹었는데 맛이 없네. 어제 양양에서 유명하다고 먹었던 닭볶음탕도 병아리 MSG탕이었는데. 

 입맛을 버리고 가고 싶었던 테라로사 경포점에 들렀다. 오 모던한 것이 내 스타일이다. 천장이 높고 굿즈도 깔끔하고 비싸고 예쁘다.

디자인 책을 알록달록 꼽아놨고 테라로사라 커피맛은 신선하고 맛있다. 사람이 많았지만 회전율이 빨라서 금방 앉을 수 있었다. 긴 테이블메인 자리가 있고 대부분 작은 의자와 테이블로 배치되어있다. 자리는 당연 불편하다. 태풍으로 비가 내려 야외 자리는 막아놨지만 초록 초록한 태풍 뷰마저 너무 예뻤다.

 날씨는 내편이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도 먹지 못했지만 오랜만의 바다 우울한 감정을 떨쳐냈다. 빨리 세상이 나아져 외여행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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