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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Sep 02. 2021

경복궁 전통주 만들기 체험

이화주 만들기

 올봄은 많이 짧았다. 따뜻해지지 않고 사늘함이 오래갔다. 긴 꽃샘추위가 가고 4월 끝이 다 되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9월인 내가 4월 날씨를 기억하는 건 식물을 키우기 때문 이상 TMI) 만들기를 좋아하나 하루 이상을 가지 않는 서타일이라 무료하던 차에 원데이 클래스인 전통주 공방을 추천받았다. 2시간 정도 진행되며 4명이 함께 신청하거나 4명이 차야지 수업이 개설된단다. 난 동네 친구들을 설득해 이화주 만들기 수업 신청을 했다.

 이화주는 철인 황후(재밌게 봤는데 역사 왜곡 시부레ㅜ.ㅜ)에서 신혜선이 수저로 퍼먹는 술이라 궁금해서 만들어 보고 싶었다.


* 이화주(梨花酒) : 우리나라의 전통 탁주로, 배꽃이 한창 피었을 때 담그는 술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쌀을 깨끗이 씻어 가루를 낸 뒤에 물송편을 만들어 차게 식힌 후, 누룩가루를 섞어서 항아리에 꼭꼭 놀러서 담근다.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공방에 도착하니 노동주라며 술을 한잔 먼저 주신다. 갑자기 신명 나고 텐션이 올라갔다. 그리고 이화주에 대한 설명과 이화주 맛을 보며 시작한다. 공방 선생님은 극으로 신맛과 극으로 단맛을 맛보게 해 주셨다. 우리가 만들 술은 이 사이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굳이 왜 이화주를 신청하셨냐고 물어보셨다. 떠먹는 술이라 신기해서 신청했다 대답했더니 이화주가 사실은 초보가 만들기 어려운 술이라 신청을 잘 안 한다고 했다. 이전 팀도 다른 술 만들어 보고 이화주에 도전하는 팀이었는데 엄청 힘들어했다며... 하지만 나의 친구들은 힘이 좋으니까 괜찮을 거야!

 이화주 만드는 순서를 대략 적어보자면 첫 번째가 쌀가루를 곱게 고르는 일이었다. 이 이후 떡과 가루가 계속 묻어 사진이... 없다. 쌀가루를 고르고 물과 효모를 넣어 떡 형태로 만든다. 그렇게 뭉쳐진 떡 덩어리를 뜨거운 물에 익혀 물떡을 만든다. 그리고 그 떡을 다시 잘게 부순다. 모든 과정에 엄청난 팔힘과 리듬감이 소비된다. 하지만 정말로 나 빼고 힘이 좋으다. 운동과 생활 근육과 일로 다져진 힘을 떡을 부시는데 썼다. 공방 선생님도 앞 팀 남자들보다 잘한다며 엄청난 칭찬을 해주셨다.

이화주에 들어가는 효모

 서로 술 공방은 단체(4명 정도)가 신청하면 다른 여러 가지 술도 만들 수 있고 보관도 할 수 있다. 선생님은 8kg 장독대 술 만들기 추천해주셨다. 힘든 여정이지만 이 팀은 힘이 좋아 가능성이 보인다며 꼭 해봤으면 좋겠다고 강추하셨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전통주가 공방 안에 있었다. 체험장보다 술이 보관된 냉장고나 서늘함을 유지하는 공간이 훨씬 넓었다.

 술 만드는 중간중간 잊지 않고 노동주를 주입해주셨다. 과거에 어르신들이 일하다 막걸리 먹는 게 이유가 있다니까!

 효모 종류와 전통주에 대한 설명도 해주셨지만 지금 기억이 안 난다. 술은 다 만들고 나면 끈적끈적한 형태의 요구르트보다는 질긴 덩어리가 완성이 된다. 이것을 통에 담아 매일 아침저녁으로 저어주고 1주일 뒤면 이화주 완성! 우리의 술은 적당히 시고 단 떠먹는 막걸리 맛이 되었다.

 수업에서 가장 힘든 부분인 물떡을 부시는 부분에서 은근 스트레스가 풀렸다. 역시 뭐든 뿌셔뿌셔! (죽어!!!) 쌀로 만든 발효 전통주 기본은 막걸리 느낌이지만 맛이 다양해서 더 많이 먹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서로 술 공방에서 전통주 시음회도 하던데 가까우면 꼭 가고 싶은데 어째서 을지로인가요. 다음은 8kg 장독 술 만들기다. 도전!


* 전통주 공방 서로서로 : @sool._.seorose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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