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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Nov 16. 2021

너의 이름은? 수암 산책길

동네에 생태계를 보전하는 사람들

2021년 6월 19일 토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 날씨 습하고 더움.

안산천 끝자락에서 수암산까지 이어지는 여름 ver 생태계 조사에 따라갔다 옴.

별꽃

 안산천 초입에서 만난 별꽃이다. 누군가(?) 나에게 이거 맛있다고 무쳐먹으랬는데 진짜 맛있었다. 안산천은 안산에 있는 하천인데 귀화종이 많아져 네잎클로버, 민들레는 다 서양종이다. 그래도 한국땅에 적응해서 얘네가 잘 살고 있고 그 밖에 토종식물(일명 잡초라 불리는)이 땅을 잘 지지하고 있어 비가 왕창 와도 하천물이 쉽게 범람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가끔 다 베어버리고 튤립이나 제비꽃을 심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확실히 비가 오고 나면 잡초가 있는 것보다 땅이 질척거린다.

금계국
담쟁이덩굴
단풍잎돼지풀 알레르기 유발, 생태계 교란종

 이것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식물이다.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지자체에서 열심히 베어버리는 중이다.

 안산천 위쪽으로 걸어 수암산까지 물따라 걷는다. 안산 살면서 처음 보는 풍경이 많았다. 이렇게 초록 가득한 곳이 있었나 신기했다. 생태계 조사 방법은 식선생님은 날다람쥐처럼 뛰어다니시면서 식물 이름을 줄줄줄 말하면 다른 사람이 식물 이름만 쭈욱 적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식알못은 그냥 신기하게 쳐다보며 풍경 감상하며 따라가면 된다.

끈끈이대나물(내 눈엔 패랭이랑 존똑)
개망초(이 꽃이 피면 농사 다 망했다고 해서 개망초 ㅋㅋㅋㅋ)

 식물 이름을 들으며 길을 따라갔다. 가다 보니 도로도 나왔고 산길도 나오고 체력이 점점 떨어져 갔다. 중간에 쉬면서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도움드린 것도 없는데 끝까지 함께 가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걷고 걷고 간 수암산 쪽 물길엔 저수지로 길이 막혀있었다. 저수지는 개인이 소유한 낚시터로 사용되고 있어 이렇게 여름 버전 생태계 조사는 끝이 났다. 나는 저수지를 개인이 소유할 수 있다는 게 아리송했다. 식선생님 말로는 아마 옛날옛날에 일제강점기쯤 팔린 땅이 전해져서 사유지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하셨다.(물론 확실한 건 아님)

 소위 잡초라고 불리는 식물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4계절의 모습, 잎, 열매, 꽃, 뿌리, 냄새까지 확인하고 그 일을 60넘은 나이까지 하시는 식선생님이 존경스러웠다. 이 모든 것이 중요한 생태계인데 직접 보고 기억해주지 않으면 없어진다고 한다. 이미 없어진 것도 많고 많은 기후가 바뀌었지만 남아있는 것들이 왜 생존해있는지 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겨우 하루 따라갔지만 덕택에 나도 10개 이상은 기억하게 되었다. 주위에 살아있는 모든 것은 이름이 있다. 무시하지 않고 작은 것도 소중이 여기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지만 결국은 식선생님의 체력이 가장 부러움으로 남은 안산천 식생 태계 조사였다. 다음에 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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