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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Feb 11. 2022

베란다 정원에 찾아온 이른 봄

겨울 베란다 가드닝

 베란다에는 주로 나무를 키운다. 유칼립투스가 7개고 티트리 2개 소포라 1개 이정도? 겨울엔 베란다도 영하까지 떨어져 화초들은 방안에 두고 나무들 열심히 존버할수 있다는 믿음으로 내버려 둔다. 그렇게 방치모드 3개월째.. 나무들은 추워도 물을 많이 먹어 2~3일에 한 번씩 물 준다. 다만 흠뻑 아니고 목 축이는 느낌으로.

 겨울 가드닝은 존버이고 너무 지겨워서 튤립 구근도 심고 사랑초도 심으며 그나마의 소확행을 가졌다. 나무는 진짜 신경도 안 썼는데 햇살이 길어졌네 하고 있는데 헐 새순들이 터지려고 한다. 이렇게 베란다 나무가 봄을 먼저 알린다.

 계절 바뀜, 콧구멍으로 느껴지는 습도, 피부로 다가오는 기온의 변화, 눈뽕의 햇살 강도. 이러한 대자연의 감각으로 이루어지는 실내가드닝은 내가 살아있음을 알게 한다. 그리고 그들도 살아있다고 내게 소리 없이 알려주는데 새순을 보면 마치......

 '미친 주인아!!!! 내가 존나게 살아있다!! 내가 새순을 존나게 낼 거다!!! 물을 내놔라! 빗물을 달라고! 집도 바꿔줘라!! 주인아! 움직여 무브무브!'  

라고 아주 크게 외치는 거 같다. 그러므로 주말은 분갈이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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