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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Oct 19. 2022

9월에 읽은 책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

 세 모녀와 콜리라는 휴머노이드와 안락사를 앞둔 말의 이야기이다. 사람별로 이야기를 하며 스토리가 진행된다. 다루려는 주제가 다양해서(장애, 가족관계, 디스토피아, 동물권 등) 좋으나 깊거나 중점적인 건 없어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친구 관계와 가족 관계를 풀어나가는 내용들이 설득력 있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특히 콜리에게 과몰입했는데 (콜리는 휴머노이드라는 AI 로봇이다) 과학자의 실수로 감정이 살짝 들어간 말을 타는 기수 로봇이다. 로봇이라 천 개의 단어만 말하지만 이 로봇이 가장 사람 같은 말을 하고 숨김없이 솔직한 말을 한다. 콜리가 사람 혹은 생명체를 이해하기 위해 맥박수로 감정을 판단하는데 마지막 장면에 관절이 나간 말이 달리기를 원함을 맥박으로 느껴 죽을걸 알면서 자신의 몸을 날려 땅으로 떨어질 때 폭풍눈물이 났다 ㅜ.ㅜ.ㅜ

 어수선하지만 SF소설은 아닌 거 같지만 천 개의 파랑이 주는 인류애 감동이 잘 전해진다. 콜리를 생각하니 또 슬프다. 흑흑.   


 최정화 작가의 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 짧은 단편이고 인간의 예민함을 담아낸 소설이다. 기괴하고 난해한 단편이지만 인간의 예민함이 어떤 건지 느껴지게 상상력 잘 발휘한 소설이랄까.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읽었고 '일관되고 불가능한' 챕터를 가장 재미있고 무섭게 봤다.  

 한정현 작가의 마고. 일제강점기에 성소수자들 삶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전체적 스토리는 별로인데 간접적으로 성소수자들이 이 시대를 어떻게 겪어왔는지 간접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여성들이 얼마나 피해받았고 인권을 위해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생생하게 그리려 했는지 작가가 참고한 논문과 자료가 어마어마하다.  작가 열일!


 김하영 기자의 뭐든 다 배달합니다. 쿠팡 물류센터, 배민 커넥터, 카카오 대리기사를 직접 일하면서 수기를 쓰셨다. 구조가 어떤지 급여체계는 어떤지 일은 어떻게 구했는지 직접 겪은걸 쓰신 거라 생생하다. 이 플랫폼 노동자들은 돈을 잘 버는 거 같지만 결국 고용보험 밖의 사람들이라 다치면 셀프로 책임져야 하고 소속은 회사에 있지만 기본급을 책임져 주지 않고 내가 일 한만큼 버는 구조라 수수료나 자산 비용을 제한다면 최저임금을 겨우 맞추는 노동자 형태이다. 단기로 하기엔 많이 벌지 모르겠지만 이걸 생계로 하는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다칠 위험도 크고 경력이 되는 일이 아니고 대체가 있다고 생각하는 일자리라 양질의 일자리로 가기에 이들의 목소리가 더 필요함을 느꼈다. 기자님의 수기를 책으로만 접했을 뿐인데 정말 거지 같다. 노동의 가치는 언제 숭고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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