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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Nov 13. 2022

안산시에서 잘렸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하던 곳에서 잘렸다.


 잘렸다는 표현이 좀 그런가?


 나는 시에서 위탁한 민간위탁 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시에서 민간에게 위탁 기간을 주고 공고 내서 뽑고 주는 형태인데 올해가 위탁을 다시 정하는 해였다. 그리고 올해 내가 일하는 곳의 민간위탁기관 공고가 났고, 3번이나 연장해서 냈고, 지원한 법인이 적합하지 않다며 민간위탁 부적합으로 공고를 올렸다. 그리고 11월 11일 금요일 12월 31일까지 일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공문엔 9일까지 일 마무리하고 20일 전까지 인수인계를 마무리하라는 내용이 강조되어 있었다. 한달동안 일 마무리 및 10년 내용 인수인계까지. 전셋집 이사도 6개월 전에 방 빼라고 알려주어야 한다. 안 알려주면 집 구할 때까지 기간을 주고 이사비용도 줘야 한다. 그런데 생계가 달린 직장은 이렇게 쉽게 한 달 반 만에 계약 종료를 해도 되는 걸까?


 우리가 공고를 냈는데 지원한 데가 ㅈㄹ구려.

 부적합. 그러니 직영한다.

 근데 한 달 남았어.

 일 마무리해.

 인수인계도 다 하고 가!!!!!!

 20일까지라고 공문에 적었어.

 그때까지 충분하지? 눈치껏 하자.

 퇴직금도 주고 실업급여도 나오는데 뭐가 문제^^


 이런 상황인데 나 잘린 거 맞지??????


 이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1. 퇴사를 인정. 실업급여받으며 안산시에 대한 분노를 누그러트리며 쉰다.

2. 노동 진정을 넣어 손에 살짝 베인 정도라도 안산시에게 경고를 하고 안산시에 찍혀서 안산시에서 다시는 일을 못하는 블랙리스트가 된다.

3. 투쟁을 하고 일자리 없어졌다고 개 미친년이 되어 소송을 한다.

4. 안산시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간다.


 노무사님 말론 민간위탁에서 직영으로 간다고 전 직원의 계약 종료는 노동법상 맞지 않는다고 한다. 업종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고용승계가 당연한 건데 전 직원이 항의를 하고 소송을 하고 투쟁을 하면 이기는 싸움도 맞는데 그런 노력을 할바에는 새로 직장 구하는 것이 훨씬 편한 방법일 수도 있다고 하신다. 앞전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어 기사를 찾아봤으나 처참하다.


대법원 “민간위탁에서 직영으로 변경돼도 고용승계하라” < 노동법 < 노동 < 기사본문 - 매일노동뉴스 (labortoday.co.kr)


새해 돼도 ‘민간위탁 고용불안’…경기도 30명 계약 종료 - 경향신문 (khan.co.kr)


 경기도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으나 공무원 형태 운영인 직영 넘어가면 공정한 취업 때문에 공채를 진행해야 해서 고용승계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민간위탁기관 교체 때 고용승계 의무 완화 확정 : 수도권 : 전국 : 뉴스 : 한겨레 (hani.co.kr)


 나는 안산시에서 잘렸지만 서울시에 민간위탁분들은 더 많이 잘렸다.(정확히는 계약이 종료되었다.) 민간위탁에서 잘린 우리들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1번을 택하라고 한다. 나는 너무 화가 나고 잠이 안 오는데 참아야 하는 걸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서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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