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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Nov 13. 2022

김예지x배윤슬 청소일과 도배일

 내가 대학을 나왔는데 전공을 무시하고 다른 일을 구한다는 건 그렇다 쳐도 기업으로 취직하지 않고 사무직을 선택하지 않고 청소일을 택할 수 있을까? 현장직을 택할 수 있었을까? 몸을 써야 하는 도배일을 택할 수 있을까? 나는 직업 선택지에 그런 건 아예 없었다.

 김예지 작가는 20대에 청소일을 시작했고 배윤슬 작가는 이십 대인 지금 도배사 일을 하고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다. 부모님이 분명 반대했고 세상의 시선도 만만치 않았을 거다. 하지만 그들은 청소일로 도배일로 먹고 살아가고 있다.


http://insidethevillage.com/culture/?idx=353


 노동의 가치는 숭고하고 평등하다고 하나 아직 한국사회에서 노동에 계급이 존재하고 가장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몸 쓰는 일에 천대가 심한 나라이다.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자본주의가 팽배하고 인권과 노동인권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용균 청년이 죽어서야 중대재해처벌법이 법안 올라갔고 2022년인 현재도 spc끼임 사고로 청년노동자가 죽었다. 보도되는 사건만 이 정도지 현장직을 택하는 많은 이들이 목숨을 내놓고 차별을 이겨내고 일하기 때문에 직업 선택지에 넣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게다가 나만해도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무조건 회사에서 일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고 한국에 노동여건이 별로라며 투정만 부렸지 더 나은 여건을 만들어주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몸을 쓰는 일인 청소일과 도배일에 당당하며 편견에 이겨낸 그들을 보니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북클럽엔 현직 청소일을 하는 분이 여럿 오셨다. 직업적 고민을 하려는 찰나 김예지 작가 덕분에 청소일로 전업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앞서 선택한 예지 작가님 때문에 선택할 수 있었다고. 배윤슬 작가는 여자이고 체력이 남자보다 딸리지만 도배일을 해냈고 가르칠 정도 짬이 되어 젊은 후배도 생겼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직업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되었고 청년들에게 용기를 주었고 나를 깨닫게 만들어 주었다. 편견 없는 사람이 꿈이었는데 아직도 나는 갇혀있는 사람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고 더 나은 노동 여건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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