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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Mar 28. 2023

성수기 방콕여행 7~8일 fin.

 방콕여행 7일째. 쉐라톤 호텔 조식은 종류가 많았다. 할랄도 따로 있고 외국인이 많은 호텔이라 그런가 싶다. 빵도 꽤나 맛있으나 제과가 진짜 별로고 대부분 음식은 평범하게 맛있었다. 우리는 거하게 아침을 먹고 오전 수영을 나갔다. 나는 수영 대신 햇살 쨍하게 받으며 아쿠아 책을 읽었다. 책 제목이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 한국 경쟁 사회에 찌든 내 또래 여성이 호주 워홀 다녀온 이야기라 몰입감이 아주 제대로여서 책도 다 읽었다. 아쿠아 책은 물에 안 젖어서 신기하지만 마르면서 끈적해지고 페이지가 자꾸 붙어서 불편하다. 다음엔 나대지 말고 종이책 읽는 것으로.

 오후엔 블로그 친구님이 추천해 주신 쿠킹클래스에 다녀왔다. 가는 전철 노약자좌석엔 스님도 포함이었다. 뭔가 재미있네. ㅋㅋㅋㅋ

 실롬타이쿠킹스쿨은 80%가 한국인이지만 층마다 클래스가 있어 적절히 인종(?)을 섞어주신다. 영어를 잘하는 타이 선생님이 식자재 설명과 요리법을 설명해 주신다. 우리와 클래스를 함께 듣는 아이들은 검머외인 호주 사람이었는데 싸가지가 없어서 욕 엄청 했는데 아... 한국말을 대강 알아듣는다. 이제 어디든 한국말 아는 외국인이 많아 (욕은 안 해야 하지만) 욕하기를 조심해야 할 듯. 방콕 여기저기서 꽤나 많은 외국인이 한국어로 말 걸고 잘해서 국뽕이 차오르지만 그만큼 말을 조심해야 했다. 다 알아듣는다!!!

쿠킹클래스 요리는 5가지로 진행되는데 똠양꿍, 팟타이, 솜땀, 그린커리, 망고스티키라이스이다. 똠얌꿍은 생각보다 손이 안 가는 요리고 솜땀과 그린커리, 팟타이는 꽤나 손이 많이 가는 요리였다. 그리고 충격의 망고밥. 밥이 오십 설탕이 오십 들어간다. 강사가 장난으로 이것이 타일랜드 리얼 컬처라며. 이 중 똠얌꿍이 가장 만들기도 간단하고 직접 만든 게 훨씬 맛있어서 도전 욕구가 불타올랐다.

 쿠킹클래스에서 잔뜩 먹고도 당이 떨어져 근처 갬성카페에 들러 코코넛 케이크와 아메리카노를 흡입했다. 태국의 찐득 하고 부드러운 코코넛 생크림 쇼트케이크. 한국엔 이런 느낌의 코코넛 케이크는 안 팔던데(못 찾은 거겠지?) 아 너무 맛있다.

 그렇게 먹고 또 먹는 나의 친구들. 우리가 클럽 룸이라 뽕을 뽑아야 하기에 저녁엔 클럽 룸 간식 뷔페에 술을 마셨다. 그렇게 마지막 방콕의 밤을 즐겼다.


 방콕 마지막 날. 함께 온 수영이는 오전 9시 비행기라 새벽에 떠났고 나는 다음 날 새벽 3시 써니는 새벽 12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둘 다 비행기 탑승까지 긴 시간이 남아 조식 넉넉히 먹고 퇴실 시간인 12시까지 호텔에 있었다. 그러고 슬슬 나와 근처에 가보고 싶었던 웨어하우스30에 방문했다.

 이곳은 매번 콘셉트 별로 전시가 진행되는 모양이다. 파괴 그림 전시, 피카소 같은 입체파 그림 전시, 그리고 개인적으론 깨진 유리를 겹겹이 쌓아 만든 묵직함이 느껴지는 전시 작품이 신박해서 좋았다. 내부 팝업 매장은 미국 느낌, 컨츄리 느낌, 모던한 느낌 등 다양하게 잘해놔서 좋았다. 대부분 물품은 비싸지만 티셔츠를 두 장이나 샀다. 방콕 작가 일러스트가 있는 티셔츠를 구매했는데 결국 사이즈 미스로 남동생 티셔츠가 되었다. 이 작가 그림은 웨어하우스 벽에서도 간간이 만날 수 있었다.

 웨어하우스30을 구경하고 점저를 챙겨 먹고 딸랏로이 거리를 걷다가 아이콘 시암을 구경하다 아시안 티크로 넘어갈 계획이었는데 너무 계획이 빡셌나? 아이콘 시암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여행 막바지라 그런지 체력이 훅 떨어졌다. 결국 커피숍에서 여유롭게 쉬는 것을 택했다. 방콕에 자주 보이던 폴 카페. 통신사 회사에서 만든 쉼 공간과 콜라보 해서 내부의 커다란 엘이디 화면에선 숲속 사슴이 걸어 다녔고 밖에는 짜오프라강과 높은 건물이 보이는 자본주의 뷰가 있었다. 폰도 충전하며 몸도 충전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커피숍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공항으로 출발했다. 방콕이 극성수기인지라 공항이 터진다 하여 일찍 출발했다. 방콕에 오랜만에 와서 재밌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우버를 타고 오니 생각보다 더 일찍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는 잔돈을 털고 노숙을 하며 비행기를 기다렸다.

난 피지컬100보며 시간 보내다 체크인이 떴나 확인하러 4시간 전쯤 게이트로 갔는데 위대한 한국인들이 단체로 열지도 않은 게이트 카운터에 줄을 서 있었다. 나는 이미 웹체크인을 한 상태라 근처에서 서성이며 기다리자 하며 있는데 웬 태국인이 영어로 줄을 서라고 한다. 나는 웹체크인을 해서 줄이 다르다 했더니 노랑풍선 가이드랑 아까 왔던 태국애가 다시 와서 서성이지 말고 줄 똑바로 서라고 불이익 당한다고 내게 지랄을 했다. 난 졸려서 화도 안 났고... 알아서 하겠하고 서 있다가 이 광경을 본 노랑풍선 단체 관광객들이 웹체크인은 줄이 다르냐? 이러면서 술렁거리게 되었다. 결국 머저리 같은 노랑풍선 가이드가 뭔가 알아보고 태국애가 와서 사과하고 그런 귀찮은 일도 당했다. 노랑풍선 가이드 대가리깡 해라. 여하튼 이래저래 탈 없이 방콕에서 잘 놀다 한국에 무사귀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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