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으로 비건 카페에서 반 남겨 포장해온 롤과 생수를 먹으며 느긋하게 숙소에 있으며 갈 곳을 찾았다. 마침 가까운 곳에 꼭 가려고 했던 정원이 있어 10시쯤 퇴실을 하고 출발했다.
정원이 있는 곳은 엠쿼티어 쇼핑몰 6층이다. 정원뿐 아니라 플랜테리어를 잘 한 쇼핑몰로도 유명하다. 층마다 거대 식물이 무럭무럭 있고 밖으로도 보이게 큰 식물들 심어놨다. 한국의 플랜테리어와 식물 상태나 크기가 비교가 안된다. 역시 동남아의 식물은 대단하다.
방콕에서 브런치 카페로 유명한 로스트. 식당 겸 카페라 밥을 먹는 손님들도 꽤 있었다. 나는 바 자리에 앉아 에스프레소에 우유가 적게 들어간 뭔가를(플랫 화이트 아님) 우아하게 시켰다. 원두는 태국 도이창 커피와 치앙마이쪽 원두를 블랜딩 했다는데 한국에서 먹어본 맛이 아니라 좋았다. 취향에도 잘 맞고. 이태리 아저씨 느낌으로 두 모금 마시고 마지막은 갈색 설탕을 넣어 호로록 세입만에 먹었다. 태국 커피는 특유 쓴맛이 느껴진다 말하는데 워낙 한약 잘 먹는 사람이라 나한텐 구수하게 느껴졌다. 살짝 산미가 느껴지고 진짜 깰끔하다. 라테로 먹으니 고소함이 우유의 유지방이 어우러지면서 원샷 할 뻔. 태국 커피는 카페인 세서 조심해야 하니 맛있어도 원샷 조심이다.
방콕은 호텔에서 물도 병으로 주고 어매니티도 리필로 바뀌었다. 바다에서도 일회용품 못 쓰게 하고 무인양품 내에도 리필 스토어가 있다. 한국이 더 잘 사는 나라일텐데 환경 정책은 태국이 나은 거 같다. 하...
쇼핑몰은 입점 된 브랜드보다 5층의 태국 자국 브랜드 팝업이 재미있었다. 힙한 제품도 많고 예쁜 화분도 많고 태국의 트렌디를 볼 수 있었다. 희귀식물은 아무래도 세계적 트렌드인가 보다.
그렇게 쇼핑몰을 구경했으나 정작 물의 정원을 찾지 못해 다시 일층으로 돌아가 정원을 찾았다. 건물이 두동으로 나눠있어 물의 정원이 있는 동을 찾아가야 했다. 엘리베이터도 고층용과 저층 용이 있었고 g층 1층 b층 헷갈리게 되어있다. 한국식으로 3층이 1층이라 방향치에겐 대혼돈이었다. 어찌어찌 눈치껏 찾아간 물의 정원. 식물러인 나에겐 맘에 쏙 드는 곳이었다. 온실 모양 스벅이 있고 외국인 관광객은 여기 다 모여 있었다. 한국에서 비싼 식물인데 잡초처럼 심어져 있는 식물이 신기했고 뽑아가고 싶었다.
옥상정원 구석구석엔 직원들이 앉아서 낮잠을 자기도 하고 흡연도 하고 있었다. 나도 쇼핑몰 직원인처럼 한자리 차지해 끌고 다니던 캐리어에 다리를 얹어놓고 식물 사이로 보이는 건물을 보며 쉬었다. 미지근한 바람에 겨땀을 말리며 앉아있으니 일에 쩔은 직원들과 상태가 비슷해 보이기도 하다.
정원에서 푹 쉬고 쇼핑몰 내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비건 팟타이를 시켜 한 그릇 뚝딱. 이 쇼핑몰은 대부분 레스토랑과 카페를 겸하는지 방콕 직장인은 음료만 시키고 회의를 하거나 일을 하고 있었다. 내 앞자리 회의하던 방콕 직원은 비싼 양복과 세팅된 머리를 하고 셔츠 단추를 세 개나 푸르고 있어 뱃살이 보였다. 저것이 방콕의 터렌디인가?
소화도 시킬겸 엠쿼티어 맞은편에 있던 엠포리움 백화점을 돌아다녔다. 엠쿼티어는 매장이 큰데 엠포리움은 브랜드가 많고 대신 작은 매장이 더 많았다. 한중일 언어로 광고도 계속 나오고 디피도 재미있었다.
백화점 2층 에스컬레이터 근처 카페에서 또 커피 한 잔. BEANHOUND by Greyhound Cafe인데 체인이다. 도이창 커피를 블랜딩 한 커피인데 뒷맛이 역시 엄청 깔끔하다. 방콕 커피 다 맛있다.
아이쇼핑을 마치고 아속역 근처로 호텔을 옮겼다. 저녁부터는 함께 여행하기로 한 친구들이 오기때문. 저녁 잘 챙겨 먹고 내일부턴 함께 재미나게 놀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