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

엄마와 첫 해외여행

by 성포동알감자

쭉- 장기근속으로 일만 하신 어머니의 첫 해외여행. 국내여행도 제대로 못해보셨다. 어머니가 제발 쉬었으면 좋겠는데 결국 나이도 젊은 딸내미가 먼저 쉬게 되었다.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한 번쯤 어머니와 함께 해외에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둘이 가면 분명 싸우기만 할 것이 100%였다. 살갑거나 누굴 챙기는 성격도 아니고 혼자 이곳저곳 기웃거리고 튀어 다니는 성격이라 어머니와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에겐 어머니를 사랑하고 아끼는 여동생 있다. 우린 함께 다낭으로 떠났다.

어머니는 첫 비행에 긴장을 심하게 하셨다. 나의 첫 해외여행도 두근두근 했었나? 떠올려봤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단기간에 비행기를 많이 타다 보니 그저 무뎌졌다.

다낭 여행은 자유로 온 거라 예약은 백수인 나의 몫이었다. 이젠 최저가 비행기를 찾는데 능력자가 되었고 호텔 찾는데도 능력자가 되었다고 자만하던 순간 실수를 하였다. 취소/환불이 불가한 호텔을 하루를 더 예약한 것. 불행인지 다행인지 마지막 날 비행기 탑승시간이 밤 11시였다. 잠깐 특가로 뜬 싱가포르 사이트에서 예약 한터라 4일 치의 숙박과 3일 치의 가격이 같다는 점이 삼삼한 위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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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촉감을 좋아한 엄마

꼭 바다 앞의 숙소에 머물고 싶었다. 23층의 호텔 위에서 바다를 보니 자본주의의 최상위가 된 허세스러움이 느껴진다. 하얀색으로 펼쳐진 모래와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웨딩촬영을 하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 선탠 하는 사람, 서핑 중인 사람, 산책하는 어머니와 여동생. 모두가 미케 비치의 한 장면이자 순간을 함께했다.

6차선 도로를 사이로 한쪽은 고급 주택가가 즐비했고 한쪽은 인적이 드문 쓰레기 거리였다. 슈퍼를 찾아가다 길을 잃어 무서운 쓰레기 거리를 걷게 되었다. 그곳을 지나니 베트남 주민이 살고 있는 로컬 동네가 나왔다. 잘 꾸며진 주택과 다르게 허름한 시골집이었다. 길도 완비되지 않아 이게 길인지 흙인지 무서워가지고 다시 큰 도로로 나갔지만. 구글 지도가 베트남의 빈부격차를 보여주려고 일부러 길을 잃게 한 것 같다.

시내에 나오니 번화하고 활기찼다. 핑크 성당에선 믿음 가득한 신자들이 더위에도 불구하고 미어터지게 들어가 예배를 드렸다. 해가 지자 조명으로 거리가 화려해졌다. 다낭 주민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화려한 거리로 모두 튀어나왔다. 북적거리다 못해 낑겨다녔다. 토요일이라 더욱 그랬던 듯싶다.

바다를 보며 수영도 하고 예쁜 카페에서 음료도 마시고 산책하고 요가도 하고, 피곤하면 자고 밤에도 자고 낮잠도 자고. 어머니와 동생은 일을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두통도 없고 잠도 잘 왔단다. ㅜ ㅜ

일을 안 하고 살 순 없지만 가족들이 여유를 가지면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온 다낭 여행. 다행히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하니 나 역시 만족스럽다. 난 역시 효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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