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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Jul 27. 2017

제주 기억 4

여행 메이트 

일요일 새벽. 나의 여행 메이트 1이 떠났다. 다음날 출근을 위해 첫 비행기를 타고 모두 육지로 날아갔다. 그리고 또 다른 여행 메이트 2 채원이가 제주로 내려왔다. 나이스 타이밍! 

우리는 베이지색 스파크를 타고 서쪽 바다인 곽지과물해변으로 이동했다.     

그... 그 대통령분을 닮았다! 

제주 아침에 해야 할 일: 바다 보기

아침 바다를 가볍게 산책한 뒤 수국 군락지 한림공원을 찾았다. 가자마자 핫바 하나 물고 공원을 둘러봤다. 꽃보다 나를 먼저 마주한 건 돌하르방이다. 배뚱뚱 하르방부터 익살스러운 표정에 돌멩이 조각상. 너무너무 귀엽다. 그렇게 공원 산책 막바지쯤 수국을 발견했다. 수국이 모여있어 살짝 징그럽게 보이기도 했다. 복슬복슬한 수국보다 구슬아이스크림 같은 산수국이 역시 내 취향이다.      

사진 명소 반대쪽에서 대충 찍기 ㅋㅋㅋㅋㅋ

점심으로 통 갈치구이를 먹고 후식을 먹으러 성이시돌 목장으로 향했다. 카페 우유부단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았다. 인스타그램 및 웨딩촬영지로 유명해져 삼각대를 들고 온 사람이 많았다. 모두 인생 샷 찍기에 바빴다. 그리고 이곳에서 연사를 삼천 장쯤(진심 많이) 찍던 민폐 여자 둘도 보았다. 줄 서서 찍는 사진 명소마다 비키지 않고 주구장창 연사를 찍는다. 아이폰에 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X1000 소리를 잊을 수 없다. 도대체 몇 장을 찍는 걸까. 

더위를 식히기 위해 금능으뜸원해변에 발을 담갔다. 수심이 얕아 저벅저벅 걸어가다 보면 다른 모래 해변이 나온다. 신발을 버리고(?) 다시 앞쪽 바다로 향한다. 허벅지까지 오는 수심까지만 걸었다. 그리고 바다를 감상했다. 정수리는 불타오르고 발가락에 살랑살랑 닿는 물살은 시원하다. 내가 바로 제주에 김선비로다.  

오직 다리만 해수욕을 즐겼는데... 저질 몸이 지쳤다. 쉴 겸 해변 근처에 백년초 스무디가 맛있는 카페 들렀다. 그런데 카페는 망하고 없어졌다! 멍하니 근처 정자에서 지쳐 누웠다. 그런데 자꾸 잠이 와 이곳서 1박 할 느낌 들어 급하게 다른 카페를 찾았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앤트러사이트란 핫한 카페 발견! 훈남 직원이 반기는 카페에서 행복하게 카페인을 몸에 투여했다. 

공장을 개조한 카페는 자연친화적 느낌이다. 그리고 빛을 이용한 조명이 은은하다. 그리고 이곳에서 불쾌하고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X1000 아 아까 걔네다...  

민폐 피플을 피해 해가 지기 전 숙소로 이동했다. 삼양 검은 모래 해변에 낡은 아파트를 개조한 에어비앤비 방은 (나름) 아늑했고 바다 석양이 아름답게 보였다. 호스트는 전날 장사하다 남은 샹그리아를 프리 서비스로 내주었다. 우리는 무한 샹그리아 마시며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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