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몰타에 영어공부하러 간다. 바디랭귀지에 한계가 있더라고. 그리고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고 유럽여행도 하고 싶고.
일단 힘겹게 모은 적금을 깼다. 그리고 최대한 세 가지 조건과 적합한 곳을 찾았다. 원래는 런던이나 더블린이 가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은 몰타... 아일랜드나 영국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섬이라 바다를 매일 볼 수 있다. 어차피 저질수준 발영어라 영국에서 단기로 배우던 몰타에서 단기로 배우던 그 수준일 거라는 어학원 팩트 상담이 나를 몰타로 결정하게 도와주었다.
그래서 곧 루프트한자 14:45분 프랑크프루트를 경유해 몰타로 고~
저질 실력이라도 문법을 미리 한국에서 배워두는 것이 좋을 거라는 어학원 및 어학연수 성공자 친구 조언을 듣고 두 달간 동네 영어학원을 다녔다. 반 이름도 SOS영어왕초보반이다.
선생님은 뉴질랜드 사람으로 외모는 토종 한국인이다. 외쿡스타일로 수업이 진행됐고 짧은 기간 동안 모두가 친해졌다. 친해진 계기는 모두가 떠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아네스 선생님은 9월에 베트남으로 이민을 간다. 세레나는 자카르타로 떠났고 제이미도 10월엔 베트남으로 떠난다. 나탈리가 된 슬기도 11월에 워홀로 호주에 간다. 작은 강의실에서 만난 우리는 그렇게 잠깐 혹은 아주 멀리 한국을 떠난다.
마지막 송별회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사진을 남겨 서로를 기억하기로 했는데 사진이 다 저 모양이다.
운도 좋은 편인데 인복도 좋은지 매일매일이 이별의 날이었다. 엄마는 너 무슨 이민 가니?라며 나를 비꼬셨지.
학원 친구, 전 회사 직장 동료, 대학시절 선배언니들, 학창시절을 함께한 본오동 친구, 그리고 여행 메이트 마지막 가족들까지. 외식덕에 위장병을 얻었지만 마음이 아주아주 풍족하다.
멀리는 가지만 길게는 안 가요. 88일 뒤에 한국에서 다시 보자 모두들. 안녕! 다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