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여행 ver.3
유쿠리나 리조트 - 후쿠기 가로수길 + 비세자키 해변 - 아네타이차야 cafe - 만좌모 - 국제거리 - 베스트 웨스턴 호텔
나는 시샤를 좋아한다. 행운을 불러오는 점보다 액운을 막아준다는 의미로 좋아한다. 주로 지붕이나 대문 위에 가만히 서식하는 시샤들. 서울의 해태랑 비슷하게 생겨서 더 정이 간다. 후쿠기 가로수길을 산책하다 보면 유독 많은 시샤를 볼 수 있다. 집에 두 마리 앉히고 싶은데 아파트에 살아서 둘 곳이 딱히 없네.
가로수길에 소마차 투어가 있었다. 소가 굉장히 느려 익사이팅하지 못하다. 아기들은 소 타는 거 자체가 신기해 신날수 있겠지만 나 같은 스피드매니아는 못 탈 소다.
어수선하고 빤질한 잎을 가진 후쿠기 가로수길을 찬찬히 걸어가다 보면 이렇게 개가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노개는 친절하게 텔레파시로 말한다. 그것도 한국말로 '서행하시오'
가로수길 끝엔 비세자키 해변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바다! 날씨가 어찌나 좋던지. 하늘과 바다가 끝없이 보이고 사람도 없어서 조용하고 한적했다. 이때 배탈이 심하게 나서 너무 아팠지만 아픈 것이 잊힐 정도의 고요한 풍경이었다. 정서적 행복감과 육체적 고통을 같이 느끼기가 쉽지 않은 경험인데. 사실 자칫하다 큰일 날뻔했다(?)
구불구불 무서운 산길을 오르니 아네타이차야라는 열대야 카페가 나왔다. 산과 바다가 보이는 카페. 동남아의 느낌도 나고 카페도 예쁘지만 뷰가 너무 좋다. 어제오늘 맑은 날이 이어지는 게 커다란 행운이라 생각이 들었다. 아메온나에게 이런 큰 행운을 주셔서 감사하다!!
파란 날을 만끽하고 북쪽에서 서쪽으로 들러 만좌모에 들렀다. 아까 감사하다고 했는데 취소할래.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 같으니... 만좌모는 두 번째로 들르는 곳인데 그때도 지금도 흐리다. 이번에 새삼 느끼지만 섭지코지 같은 느낌이다.
국제거리에서 기념품을 사기 위해 나하 시내로 이동했다. 간단하게 모스버거로 배를 채운 뒤 고고~
3년 세 국제거리는 화려해졌다. 드럭스토어가 돈키호테밖게 없었고 캐릭터샵도 없었는데. 아주 많은 가게들이 생겨 3년 전 구매했던 시샤 가게를 찾는데 한참 걸렸다. 결국 언니의 초능력적 기지를 발휘해 같은 가게 발견! 귀요미 시샤 피규어는 그곳만이 (아마도) 유일하다.
언니의 기념품은 스타벅스 시티컵, 나의 기념품은 시샤 피규어와 자카리코♡ 15개.
단보라멘에서 라멘과 계란밥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사실상 마지막 일정이다. 내일은 한국에 돌아가는 날. 오키나와에서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아~~~~~슬프다~~~~~
오늘은 파란 날과 흐린 날, 시골 풍경에서 도시 풍경을 본 극단적 일정을 보낸 바쁜 하루였다. 풍경을 감상하며 정신적 풍요로움을 느낀 뒤 쇼핑으로 물욕을 채우면 이게 진정한 휴가구나 싶다는? 휴양지가 사랑받는 이유를 추론해 보았다. 시샤들이여 파란 바다여 잘 있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