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척하는 프라하

추석 여행 Day7

by 성포동알감자

프라하에서 이틀째, 워킹 팁 투어 받는 날. 바츨라프 광장에 모여 워킹투어를 시작한다.

맑은 건지 흐린 건지 알 수 없는 날씨. 어제보다 한층 추워진 날씨와 떼 지어 다니던 투어가 생각나 걱정스러웠다. 우려와 달리 투어 인원은 단 11명. 단출하게 투어를 받게 되었다.

작년 10월에 받은 투어라 벌써 기억이 안 나... 하지만 바츨라프 광장서 민주화를 위해 몸을 태운 청년에 이야기는 기억이 난다. 극단적으로 의견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시대. 그 시대를 견딘 체코 청년들 그리고 민주화를 위해 힘썼던 한국 어른들께 감사하고 그때 태어나지 않아 또 안심한다.

프라하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탑. 과학적인 시곈데 상징성이나 체계는 또 기억이 가물가물. 다른 곳에 똑같은 시계를 못 만들게 하려고 시계장인 눈을 지진 것이 생각나. 자극적인 것만 기억하는 못된 뇌.

틴성당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했던 구시가지 광장. 아주 잠깐이지만 맑아졌다. 파란색 하늘과 함께 보니 드디어 프라하에 사랑스러움과 낭만이 비친다. 캬 예쁘구먼!

종교개혁 이야기와 카프카가 살던 집과 독일학교를 보고 건축물에 대한 설명도 듣고 까를교로 이동했다.

존레론 월~

까를교와 존레론벽을 둘러보고 이른 점심시간을 가졌다. 사실 맥주를 좋아... 하는데 으슬으슬 너무 추워 맥주 마시고픈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태껏 시음을 미뤄뒀는데 투어를 듣는 사람들과 친해져 맛보기 겸 생맥주와 밥 메뉴를 종류별로 시켜 나눠먹었다. 하 이것이 한국인만의 강점이지.

개인적 취향은 코젤 다크! 필스너우르겔은 부드러운데 떫은맛이 좀 거슬린다. 적당히 달달하고 부드러운 코젤이 최고야.

이곳은 대통령 궁. 어느 방인지는 모르지만 깃발이 있으면 대통령님 업무 중이란다. 테러나 공격에 예민할 수 수 있는 지위인데 체코 대통령은 평범하게 산책도 다닌단다. 슬픈 건 사람들이 잘 못 알아볼 뿐ㅋㅋㅋ

성 비투스 대성당.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는 여태껏 보았던 성당 중 가장 아름다웠다. 알폰스 무하에 협찬 찍힌 스테인드 글라스는 현대적인 일러스트 같다. 그리고 햇빛에 비쳐 벽에 일렁거리는 빛깔은 신비로웠다. 초등학교 시절 만들었던 무지개 망원경이 떠오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프라하

마지막 투어 장소인 빨간 지붕 풍경. 프라하 스타벅스에서 보던 지붕은 밑이 절벽이라 위험한데 이곳은 밑에 잔디 턱이 있어 안전했다. 안전하게 사진을 더 많이 찍자!

투어가 끝나고 시간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레트나 공원에 노을, 야경을 보러 향했다.

하... 프라하는 가을도 야경 안 보는 걸로. 진짜 너무너무 추웠다. 야경이 예쁜 지도 잘 모르겠다.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고 일단 뇌와 눈이 얼었다.

이렇게 춥다로 시작한 부다페스트에서 추워로 끝난 프라하에 짧은 동유럽 도시여행이 레트나 공원으로 끝이 났다. 따뜻한 몰타에서 넘어와 동유럽 추위에 벌벌 떨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여행하고 적적하지 않았다. 혼자 여행도 편하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여행은 대신 쓸쓸하지 않다. 그 사람에 삶도 엿보고 서로 소소한 고민도 터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내 상황과 문제를 정리하기도 한다. 가장 큰 강점은 밥을 함께 먹는 것. 다양한 메뉴를 외롭지 않게 먹을 수 있다. 중요한 건 밥이죠.

체코계 뽀통령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꾸물꾸물 프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