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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디킴 Mar 17. 2021

훈회?십조

회의적 회의를 만들지 않는 10가지 뇌피셜

회의실에서 이런 그림 안 그려본 사람 있을까?

많은 것을 말해주는 작품(?)이다. 지루함, 소외감, 무의미, 의제의 독점, 의견보다 성토,

그리고 힘없는 직원의 소심한 저항의식까지…

끝나라~ 끝나라~ 끝나라~ 주옥같은 주문이 백지위에 타로 카드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씨디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으로서 회의를 주제 하는 광고회사 부장님 이상 분들에게 전하고

함께 실천해야 할 강령을 적어 보겠다. 가해자? 들에게는 가혹할 수 있다. 운명이다. _ _



1. 혀야! 나대지 마!

광고회사 사람들, 입으로 일하는 거 우주 제일이다. 다 안다. 직급 차면 누구나 사이비 목사처럼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털 수 있다. 그런데 좀 참자. 말 하고 싶어서 회의하자 하지 말자. 집에서 말 안 들어준다고 회사에서 털면 듣는 사람 괴롭다. 팀원들은 ‘저분이 많이 외롭고 일도 없는 모양이다.’ 오해? 한다. 그리고 많이 배운 건 회의실 말고 학교에서 가르치자. 유튜브도 대안이다.


2. 동생 같아서? 남이다. 존중하자.  

일 시키는 고도의 전략이라며 회의실에서 직원들 자존심을 건드리고 거칠게 대하는 꼰대들 많다. 착각이다. 상처만 준다. 아무리 결과물이 좋아져도, 직원 수준이 올라가도 당신 때문에 성장했다고 고마워하는 이 있을까? 다 성인이다. 일은 찾아서 하는 거다. 실수는 정확히 지적하면 그뿐, 정신 번쩍 드는 고과와 무서운 평판이

면 충분하다.  


3. 압박면접? 의견은 강요하지 말자.

‘할 말 있으면 해 봐‘ ‘자유롭게 들 말해’ 하지 말자. 꼭 할 말 없게 해 놓고 말하라고 하더라. 자유로울 수 없는 관계에서 자유를 논하라? 그냥 알고 싶은 걸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쉽다. 아니면 숙제를 주고 회의실을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그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단지 당신과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4. 회의 준비는 예의다.

생각은 너희가, 판단은 내가! 이런 마인드로는 좋은 판단도 기대할 수 없다. 프로젝트에 관해 깊이 이해하고 다만 몇 가지 아이디어라도 가지고 있어야 회의의 질이 높아진다. 이해 못하는 건 본인이면서 ‘왜 내가 모르는 걸 가져왔냐’며 묵살하고 화를 내면 어쩌라는 말인가. 본인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라도 준비하는 자세는 꼭 필요하다.  


5. 내가 언제 그랬어! 말 바꾸지 말자

회의록은 비밀 일기장이 아니다. 본인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다음 회의에서 곧바로 부정하고 홀랑 뒤집는다면 무능의 십자가를 지고 다른 산을 올라야 하는 직원들은 어쩔 것인가.  ‘자기기인 가훈인가? 회의록 열심히 써다 바쳤으면  번은 읽어보자. 아니면 미안! 내가 착각했네!  하면 얼마나  해요. 그걸 못하세요.


6. 모를 땐 인턴도 스승으로 모시자.

2030 타깃 아이디어에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다. 그런데 오래전에 배운 논리를 들어 비난하거나 내 던지지 말자. 당신 생각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4050을 위한 친절한 설명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 아니다 싶다면 모수를 충분히 확보해 검증하면 된다. 꼭 아는 척 끝까지 우기다 헛발질 하지 마시라. 어차피 우린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인턴에게 조심/소심하게 물어보자. 확실히 우리보다 낫더라.  


7. 회의실에서 뒷담화 까지 말자.

우린 꽤 오래 살아남았다. 사내 관계망에 대해 내밀한 속사정까지 알고 있는 것. 그러나 더 오래가고 싶다면 사내 인물평은 배우자에게나 하는 게 좋다. (안다. 입이 가려운 거, 그래도 참자) 회의실에서는 특히 금기다. 사심 가득한 인물평은 그 사람을 모르는 직원들 뇌리에 편견을 심어준다. 업무에 좋을 게 1도 없다. 또 나에게는 은인이 남에게는 악인일 수 있으며, 관계의 명암은 낮과 밤처럼 돌고 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회의실에선 재밌는 이야기를 양념삼아 일에 집중하자. 퇴근 시각 다가온다.


8. 내가 누구인지 알아!! 상석 찾지 말자.

늘 앉던 자리에 다른 사람 앉았다고 당황하지 말자. 어디에 앉아도 존경받는 사람은 존경받고, 당신의 감각은 절대 도망가지 않는다. 낭중지추라 했다. 누가 봐도 빛나는 사람은 말석에 앉아도 주인공이다. 예수님 조명 켜진다. 또 회의에 1분 늦었다고 타박하지 말자. 상습범이라면 모를까 올림픽 대로변 풀숲이 왜 똥 밭이겠는가. 당신 때문에 긴장해서 그러니 용서하자.


9. 단톡방도 회의실이다.  

회의 만드는 게 취미인 분들 있다. 입지가 불안한 분들이 주로 없는 회의를 창조한다. 꽉 찬 회의 스케줄 표를 보고 마음의 평화를 얻는 듯. 불쌍한 직원들은 회의 준비를 위해 또 회의를 한다. 끝없는 KCC 광고처럼 회의실을 오가다 정작 할 일을 못한다. 그러고도 부족해 퇴근 후 단톡방으로 불러낸다. 이 정도면 병이다. 회사 망한다. 제발 그러지 말자.   


10. 너의 중력이 나의 시간을, (짧게 끝내자)

나는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누군가에게는 지루할 뿐이다. 뭔가 결판 낼 상황 아니면 길게 가야 소용없다. 노트에 낙서만 늘어나고 아까운 체력만 축난다. 우린 집에서도 할 일이 있다.

밤샘 회의는 그 중 최악.  뭐 대단하다고 무용담처럼 자랑하는가. 그거 한 번 하면 이틀이 망가진다. 새벽 회의하다 쓰러져 염라와 죄명 작명하는 게 꿈인가. 늦은 밤중까지 회의가 차고 넘친다면 사람이 부족하거나 리더가 야행성에 무능이 겹쳤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런데 거의 후자다. 목숨은 하나다. 나 죽으면 다 끝이다.      


효율적인 회의에 대한 자료를 찾아 보았다. 그런데 그런 걸 익히자면 또 회의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게다가 그럴듯한 이론과 준비도 우리의 꼰대력 앞에선 빛을 잃고 만다.

결국 회의실 분위기와 질 높은 회의결과는 목소리 큰 당신이 만든다.

꼭! 필요한 회의만 적당한 시간 안에 딱! 끝내는 당신의 모습을 기대한다.

아니 그런 나를 보고 싶다.


이 글을 정신 못 차리는 나에게 바친다.  



*위 그림은 우리 카피라이터의 실제 작품?임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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