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빔프로젝터가 귀했다.
매일 야근이었지만,
시간을 비우려고 작정하면 그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사장님이 대형 TV가 있는 호프집을 통째로 빌려라 하셨다.
있을 리가 있나.
나는 TV가 없는 텅 빈 호프집을 찾아냈다.
호프집 사장님과의 딜.
“회사에서 TV를 가져와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빔프로젝터로 경기를 상영할 테니
우리 회사 사람들에게
술과 안주, 자리를 주십시오.”
호프집 바깥엔 ‘월드컵 생중계 대형 스크린 완비’ 안내문이 붙었고
텅 비었던 호프집은 사람들로 금세 만석.
술과 안주는 무제한.
나는 영웅이 되었다.
이것이 크리에이티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