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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어공 Mar 16. 2023

시민의 욕구는 다양해지고 있다

공공서비스와 협치

자판기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메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시민들이 정부에게 원하는 욕구는 점점 다양하지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메모리 분야보다 비메모리(파운드리) 분야의 성장성이 크다고 이야기한다.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량생산이냐 다품종 소량생산이냐의 차이다. 메모리는 대량생산 방식으로 같은 제품을 찍어내는 것이고, 비메모리는 고객사가 원하는 다양한 형태를 생산하고, 수량도 소규모일 수 있다. 하지만 미래는 모든 고객사의 니즈(needs)에 맞춘 다품종 생산의 시대이다.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사례를 하나 가지고 왔다. 과거 서울시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공론장을 운영했다. 그 가운데서 주목을 받았던 주제 2가지이다. 하나는 재개발, 재건축 시 길고양이 보호조치를 만들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보건소에서도 난임주사를 맞을 수 있게 하자는 주제였다. 어떤가? 익숙한 주제인가? 생소한 주제인가? 나는 익숙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이제까지 무수히 많은 재개발, 재건축을 하였지만 그 과정에서 그곳에 사는 길고양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다. 더불어 난임이라는 사회 현상은 과거부터 존재했지만 공개적으로 논의하는데 좀 꺼리는 부분도 있었다. 이 2가지 주제가 많은 사람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는 것으로부터 시대의 변화와 시민 욕구의 다양성을 함께 포착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자. 아래 그림은 2021년 서울시의회 ‘올해의 베스트 조례’ 목록이다. 시민들이 한해동안 제정한 조례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투표로 선정한 결과이다. 시민들이 어떤 키워드에 관심이 있고, 어떤 욕구가 있는지 눈치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번 훑어보자. 느낌이 어떤가? 7가지 중 어떤 경향성이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나는 적어도 예전에 보기 어려웠던 키워드들이 눈에 띈다. 광장사용, 교통약자, 자전거 이용, 친환경급식, 학생인권 등의 키워드는 우리 사회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권리,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태도, 자동차보다는 자전거의 활성화, 과정이 깨끗한 음식료의 중요성, 성인만이 아닌 학생 인권의 중요성, 이런 키워드를 볼 때면 우리 사회가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런 욕구들의 경향성은 과거와는 다르다. 또한 그 욕구의 종류 또한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의 난이도도 어려워지는데 문제의 다양성도 확장되고 있다. 폐기물, 환경오염, 식량문제, 지구온난화, 보육, 양극화(불평등), 지역 공동화, 저출생, 디지털 양극화, 지역소멸, 보행권.... 어려운 문제가 매우 많다. 이런 문제들을 과연 정부와 행정력으로만 모두 해결할 수 있을까? 과연 주요 전문가와 공공 조직(행정력)의 힘만으로 모든 욕구를 수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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