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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어공 Mar 21. 2023

새로운 공공이 나타나다

공공서비스와 협치

새로운 공공이라는 표현이 있다.


수년 전 연구원에서 도새재생 연구를 할 때 해외서적 발간 업무가 있었다. 도시재생과 관련한 다양한 해외 서적을 선정하여 발간하였는데 일본 서적이 꽤 많았다. 일본은 여러 관점에서 한국과 유사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정책을 구상할 때도 일본 사례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 작은 책 한 권에서 ‘새로운 공공’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였다. 책 제목은 ‘새로운 공공의 도시시대’인데 북디자인에 꽤 공을 들인 기억이 있다. 책은 일본의 민관협력, 협력적 거버넌스의 배경과 이런저런 사례 등을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새로운 공공은 바로 민간파트너이다. 협력적 거버넌스의 주요 주체인 민간파트너를 새로운 공공이라고 부르고 있다.

새로운 공공의 정의를 살펴보면, ‘공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나 조직‘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행정조직에 속해 있진 않지만,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공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비영리조직, 영리 기업, 개인 활동가, 전문가 등 다양한 주체가 해당할 수 있다. 여기서는 주로 비영리조직(제3부문)을 주요 주체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새로운 공공이 나타났을까? 우리는 세금을 내고 있고, 행정조직이 우리 삶의 질을 향상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새로운 공공, 공공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난 이유는 매우 다양할 것이다. 여기서는 한 가지 이유를 살펴보려 한다.     


바로, 인구가 줄고 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다. 최근 한국의 경우 인구감소, 인구소멸, 지역소멸 등 인구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사실 정해져 있는 미래였지만 그동안은 사람들이 체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체감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영리 기업, 심지어 개인까지 인구 감소에 대한 미래를 대비하려고 분주하다.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과 문제는 다양하다. 우리는 공공서비스 관점에서 생각해보려 한다. 여기서는 인구 감소, 특히 생산인구감소에 주목한다. 생산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경제활동, 돈을 버는 사람의 숫자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돈을 버는 사람의 숫자가 감소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세금이 줄어든다.

지방자치단체의 세금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다.     


세금이 줄어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세금에 의존하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공공서비스는 세금이 재원이다. 어떤 도시에서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세수가 줄어든다는 이야기와 동일하다. 세수가 줄어들면 공무원 숫자도 줄고, 공공서비스(정책)의 양과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받고 있던 공공의 서비스가 어느 순간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같이 당연하게 드나들던 주민 공간, 공용 테니스장, 커뮤니티 시설, 체력단련 시설 등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도시나 지역 중심으로 인구 감소는 급격히 일어날 것이고, 그에 따른 세금 감소와 공공서비스의 질적 하락도 동반할 것이다. 아래 그림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현황과 국토연구원에서 발표한 축소도시 현황이다. 모두 인구 감소가 급격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들을 분석한 것이다. 이런 도시의 경우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는 직감을 얻을 수 있다. 인구가 감소하는 방향을 바꾸어 다시 인구가 증가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오늘의 인구 상황은 수십 년 전에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가 보자. 새로운 공공이 나타난 이유. 인구 감소, 세수 감소, 공공서비스의 양적 질적 하락과 새로운 공공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을까? 모두가 직감했듯이 새로운 공공은 말 그대로 기존에 공공이 하던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들이다. 공공이 해야 하는 역할인데 인구 감소로, 세수 부족으로, 인력 부족으로 그 기능이 부족하거나 상실했을 때 그것을 대신하는 민간파트너이다. 인구가 감소해도 남아 있는 시민들의 욕구는 존재한다. 누군가 시민들에게 생애주기에 맞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공공이 나타난 이유는 명확하다. 그리고 인구 전망을 보았을 때 새로운 공공은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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